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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냉정히 본 롯데 선발…적색경보도 부족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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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장원준을 떠나보낸 롯데, 선발마운드는 비상이다.

롯데가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장원준, 박기혁, 김사율과의 내부협상에 실패한 롯데는 마뜩한 외부 FA 영입대상도 없다고 판단, 테이블을 접었다.

롯데는 장원준에 88억, 김사율에 13억, 박기혁에 10억을 제시했지만 손을 맞잡지 못했고, 이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최근 구단 사상 초유의 일로 홍역을 치른 뒤 바뀐 새 수뇌부는 롯데가 최선을 다했다는 팬들의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었고, 이례적으로 제시금액을 공개하는데 이르렀다.

나름 할 수 있는 데까지 했다곤 쳐도 아쉬운 점은 어쩔 수 없다. 특히 경찰청에서 복귀한 2014시즌 10승9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한 좌완 장원준은 송승준의 부진 속에 토종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2004년 프로 데뷔 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던 장원준의 이탈은 냉정히 현 롯데의 마운드에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체감이 된다. 옥스프링과 유먼 용병 듀오와 장원준을 제외하고 2014시즌 선발로 등판한 투수는 송승준과 김사율, 홍성민, 이상화 등이다.

냉정히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송승준은 24경기서 8승11패 평균자책점 5.98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슬로스타터의 오명을 피하겠다고 시즌 전 다짐했지만 반등의 기세조차 예전 같지 않았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다 14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한 홍성민과 역시 보직을 오가며 33경기서 2승5패2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한 김사율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나마 2014시즌은 9구단 체제로 인한 휴식일이 있어 어떻게든 이들을 돌려가면서 버텨낼 수 있었지만 당장 내년 시즌은 10구단 체제가 완성된다.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어난다. 아직까지도 5선발이 물음표인 롯데 마운드가 더욱 길어진 페넌트레이스를 어떻게 소화할 지 사실 예상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롯데 투수 자원명단을 보면 대안감으로 올려볼 선수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기대되는 자원은 조정훈이다.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 조정훈은 최근 자체 연습경기에서 구속을 130㎞ 후반까지 회복했다. 어느 정도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종운 감독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이 감독은 “여기서 무리하다가 다시 다치면 정훈이의 선수생명은 끝난다”고 경계했다. 사실상 올 시즌은 후반 정도에 잠깐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른살 최대성이 막내인 기존 불펜의 노쇠화도 걱정이지만, 그보다 장원준에 김사율까지 이탈한 선발마운드는 아예 새판을 짜야한다. 크리스 옥스프링은 1977년생으로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39세다. 송승준도 하락세를 딛고 재도약할지 미지수다. 유먼을 대신해 새로 뽑아올 용병과 두 명의 토종투수를 어떻게 수혈하느냐에 따라 2015시즌 롯데의 기본 전투력이 달라진다.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이 흔들리면 해답은 없다. 이종운 감독은 “빠른 야구를 좋아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야구관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선발투수감이 없다. 현장에서는 흔히들 “누구든 나와서 메울 것”이라고 하지만 야수가 아닌 선발투수는 깜짝 스타가 나오기 힘들다. 롯데는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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