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갈등 사안마다 눈감고 중재 요청에도 해결책 못 내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측근의 사장 선임에 반발해 농성을 벌였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 YTN 기자 3명에 대한 회사 측 해임조치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27일 내려진 것은 대통합위의 무력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광옥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 ‘검토하겠다’ ‘노력하겠다’ 차원이 아니라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던 해직 언론인 복직 문제가 물 건너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긴 뭐하는 데?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국민대통합위원회 앞에서 한 시민이 건물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지난해 7월 출범한 각종 갈등 사안들에 눈감은 것은 물론 직접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안의 중재에도 실패했다. 마사회가 추진 중인 ‘용산 화상경마장’을 놓고, 이에 반대하는 서울시의 중재 요청을 받았지만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검찰총장·감사원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4대 사정기관 수장이 영남 출신으로 구성되는 등 심각한 지역편중 인사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합위는 지난 26일 갈등관리·소통능력 향상 지침서라는 <소통과 갈등관리-방법 찾기>를 내놓고, “갈등 분야에서 기초적이고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에 대한 개념 정립과 설명, 쟁점, 사례를 통한 의사결정 실습이 가능토록 그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하지만 각종 갈등 사안은 외면한 채 책자만 출간한 것은 ‘과시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합위의 지지부진은 인적 구성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국민의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 위원장 등 대선에 기여한 야권 출신 인사들을 배려하기 위한 ‘감투’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위만 있고, 실권은 없는 곳”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결국 박 대통령 본인의 국민통합 의지가 없기 때문에 위원회가 지지부진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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