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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015년 경영계획 못짜는 대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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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환율 악재 속 사업재편 고심… 삼성 예년과 달리 초안도 확정못해

현대차-SK-LG도 계획수립 골머리… 투자-채용 규모 2014년보다 줄일 듯

[동아일보]
삼성, SK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경영계획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의 불확실성, 중국 기업의 추격 등 각종 경영 악재 속에 잇따라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사업구조 개편을 벌이고 있어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내년에 ‘투자 및 채용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27일 현재 내년 경영계획 초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보통 12월 초에 발표되는 사장단 인사 전까지는 내년 경영계획 초안을 만든 뒤 신임 사장단이 발표되면 이들의 검토를 거쳐 경영계획을 확정지어 왔다”며 “사장단 인사 직전까지 초안이 나오지 못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벌여온 데다 실적이 좋지 못한 주요 계열사마다 연말 인사에 맞춰 조직 개편 및 구조조정을 벌일 예정이어서 경영계획 수립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1년 내내 이어온 데다 최근 한화그룹과의 ‘빅딜’ 등 대형 변수가 예년에 비해 많았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채용과 투자 역시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그룹도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고강도 사업구조 개편을 담은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실적 악화에 대한 질책의 메시지와 함께 “필요하다면 사업구조 리디자인(redesign)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그룹들이 사업구조 개편이 중심이 된 경영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올해 수준의 투자 및 채용 규모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규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년에 기업들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시 채용 규모는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 역시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사업 외에는 과감한 대규모 집행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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