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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집 보유세 4억원 … 졸리 “영국 이사 못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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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한국판 종부세’ 공약

런던선 두 칸짜리 집도 해당 논란

중앙일보

“영국에서 산다는 게 멋진 일일 테지만 세금이 걸림돌이 될지 모르겠네요.”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사진)가 최근 영국의 한 방송에서 한 말이다. 졸리는 최근 남편이자 영화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런던 중심부의 마릴본에 있는 2500만 파운드(435억원) 저택을 둘러봤다고 한다. 영국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아예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에 강력한 적수가 나타났다”고 썼다.

졸리가 언급한 세금은 이른바 ‘맨션 택스’(mansion tax·고가주택 보유세)로 노동당의 내년 총선 공약이다. 200만 파운드 이상 하는 주택에 보유세를 물려 연간 12억 파운드(2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국민건강보험(NHS)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주택 당 매년 평균 2000만원 꼴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졸리 부부가 2500만 파운드의 저택을 살 경우 매년 25만 파운드(약 4억3000만원)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문제는 대상 주택이 런던과 인근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런던의 경우 ‘맨션’(대저택)이라고 보기 어려운 침실 한 칸, 혹은 두 칸짜리 아파트도 기준을 훌쩍 넘어선다. 집 한 채 가진 중산층, 그 중에서도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2000년대 중반 우리의 종합부동산세와 유사한 논쟁이다.

게다가 런던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다. 현재 대상은 런던 집 10채 중 한 채 꼴이라지만 장차 더 늘게 분명하다. 이 때문에 2000년대 후반 이 세금 신설을 공약했던 자유민주당은 주장을 접었었다. 닉 클레그 당수는 “더 들여다보고 더 생각할수록 투박한 세금이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반면 노동당은 밀어붙이고 있다. 반발이 거세지자 200만~300만 파운드의 주택까지는 연간 3000파운드(520만원)만 부과하겠다고 후퇴했다. 그 이상의 고가 주택들은 평균 2만8000파운드(48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계산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고정애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ockham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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