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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OPEC, 감산 안한다…브렌트유 75달러 붕괴(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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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석유장관회의 쿼터 동결..베네수엘라 요구 묵살

사우디 등 부국들, 셰일가스 견제용..유가 3~4% 추락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석유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끝내 감산(減産)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제유가 하락을 막고자 했던 베네수엘라 등 일부 회원국들의 감산 요구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의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이데일리

OPEC 12개 회원국들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석유장관회의에서 5시간의 긴 회의 끝에 하루 평균 3000만배럴인 기존의 산유량 쿼터(한도)를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5시간에 걸친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산유량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 역시 ‘OPEC이 감산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회의에 앞서 “오늘 회의에서 산유량 쿼터 감축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던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화가 난듯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은 채 회의장을 벗어났다.

결국 베네수엘라와 이라크 등의 감산 주장은 사우디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부국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만 것이다. 재정 수입의 97% 가까이를 석유 수출로 충당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외환보유고가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알-나이미 석유장관도 전날 걸프만 연안 6개국 협력체인 걸프협력회의(GCC)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회원국들이 하나의 통일된 결정에 이르렀다”며 “석유시장이 결국에는 스스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OPEC 회원국들이 당장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OPEC 역시 통일된 입장을 취할 것임을 매우 자신한다”고 강조했었다.

수할리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장관 역시 “현재 석유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이긴 하지만, 현재의 초과공급이 OPEC 탓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대해 상대적으로 내성이 강한 이들 부국들은 완만한 유가 하락을 용인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시추 비용이 높은 미국과 캐나다 등의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타격을 받도록 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또 석유 수출을 늘리려는 베네수엘라와 이란, 이라크 등이 쿼터를 준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사우디 등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한 대목으로 꼽힌다.

이날 회의 후 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100달러를 유가 목표치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국제유가에 대해 특정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들어서만 이미 32%나 하락하며 지난 2008년 이후 6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OPEC의 감산 합의 불발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추가로 4.4%,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3.9% 하락하고 있다. 브렌트유값은 지난 201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한편 향후 감산 여부를 논의하게 될 다음번 OPEC 정례회의는 내년 6월5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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