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칠면조 사면은 전 세계 언론에 실렸으나, 백악관의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을 모두 오바마 스스로 지불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오바마 가족은 물론이고 손님들의 밥값도 모두 대통령 지갑에서 나간다. AP통신은 백악관에 사는 동안 식비를 비롯한 생활비를 모두 대통령 가족이 직접 부담하는 미국의 관례를 소개했다. 이런 관례는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1797~1801년 재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백악관에 대통령 일가의 살림을 도와줄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애덤스는 사비로 스태프를 고용했다. 이후 의회가 백악관 경비 중 세금으로 대줄 항목들을 정했다.
지난 9월 말 끝난 2013~2014 회계연도의 리셉션 예산은 회당 1만9000달러(약 2090만원), 백악관 연간 관리 예산은 1270만달러(약 140억원)였다. 하지만 공식 연회가 아닌 모든 밥값과 소모품 비용은 대통령 가족의 몫이다. 백악관 손님에게 내주는 음료값도 모두 대통령 부부가 낸다. 지난 1월 치러진 미셸 오바마의 50세 생일파티 비용도 오바마가 지불했다. 퍼스트레이디의 머리 손질 비용도 모두 따로 낸다. 오바마의 급여는 연 40만달러(약 4억4000만원)이고, 공무지원비로 5만달러가량을 더 받는다. 오바마는 이 돈으로 백악관 생활비와 함께 시카고에 있는 자택의 대출 상환비용과 두 딸의 사립학교 등록금을 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생필품 값도 모두 오바마 가족이 낸다. 백악관 직원이 매달 15일 경비의 영수증 사본을 오바마와 미셸에게 전달해 결제를 받는다. 낸시 레이건은 1981년 백악관에 이사한 뒤 “매 끼니 밥값은 물론이고 치약과 화장지값, 세탁비까지 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는 대통령을 지낸 시아버지(조지 H W 부시)를 두고 있어, 2001년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 담담하게 청구서를 받았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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