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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임금 올라도 경비비 줄일 수 있다"…주민-경비원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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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최저임금 100% 적용으로 경비원 대량해고가 우려된다는 현실을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경비원들과 상생하는 방법을 잘 찾아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석관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마다 경비원 해고 문제로 썰렁한 분위기이지만 이곳은 다릅니다.

입주민 회의가 아파트 경비원 30명 모두를 내년에도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최저임금 반영 비율 증가폭에 내년도 상승분까지 더해 월급도 약 19% 오릅니다.

[방진국/경비원 : 다른 데 비해서 여기는 참 그렇게 잘 됐다는 것이… 이런 데서 근무한다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아파트는 2년 전 최저임금 적용률이 80%에서 90%로 오를 때도 인원을 줄이지 않았습니다.

비결은 경비원 고용 안전 장치에 있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는 용역업체가 경비원을 해고하려면 주민대표에게 타당한 이유를 대야 합니다.

3년 전부터 '주민 의사에 반하는 경비원 교체는 안 된다'는 문구를 아예 계약서에 포함시켰습니다.

계약을 맺고 2개월 안에 경비원의 1/3 이상이 해고되면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강수도 뒀습니다.

수습기간 동안 적은 월급으로 일을 시키고 쉽게 해고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심재철/입주자 대표회장 : 계약조건이 없을 때 경비원들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는데 지금은 경비원분들이 원하지 않으면 잘 안 바뀌죠. 오랫동안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주민들은 대신 LED 등 교체와 절전 캠페인 등을 통해 전기 요금을 줄였습니다.

4년 전에 비해 경비비는 한달 기준 910만 원이 늘었지만 공동 전기요금은 4500만 원이 줄었습니다.

경비비가 올라도 각 가정이 내는 관리비는 오히려 줄어든 겁니다.

입주민의 의식 전환이 경비원과의 '상생'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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