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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오늘(27일) 군입대 LG 신정락 심경 고백 “입대일 닥치니 2년 간 야구 못 한다는 생각에 잠 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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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뉴시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다시 찾고 싶어 군입대를 기다렸지만, 막상 야구를 못한다고 생각하니 혼란스럽다” 훈련소 입소를 3일 앞둔 신정락이 밝힌 심경이다. 신정락은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다. 27일 입대에 이어 내년 1월 8년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와 결혼 한다. 신정락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LG 입단했다. 이후 3시즌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2013년 9승 5패 평균자책점 4.26 탈삼진 82개를 솎아내며 11년을 기다려온 LG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올 시즌 초반 부상이 발목을 잡았지만 7월 1군 복귀 후 굵직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10월 6일 NC전에서 7.1이닝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인생투를 던졌다. 7이닝 10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LG에 반격의 1승을 선물했다. 그리고 이제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위해 16년 동안 쥐었던 야구공을 이제 잠시 놓는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박찬호 선수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 졸랐다. 부모님은 큰 반대는 없으셨는데 당시 다니던 태권도 관장님이 크게 반대했다. ‘널 야구로 보낼 순 없다. 태권도 시킬거다.’며 많이 말리셨다. 그렇지만 내가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하자 천안에 야구 명문학교를 추천해 주셨다. 실제 야구를 해보니 군기가 세서 그게 많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워낙 야구가 재밌다보니 크게 개의치 않았다.”

△처음부터 투수를 했나.

“처음에는 야수로 시작했다. 그러다 5개월 정도 지나서 마운드에서 장난으로 공을 던진 적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감독님이 보시고 ‘너 투수 해라’라고 하셔서 투수로 나가게 됐다.”

△어릴때부터 투수를 하면 어깨를 혹사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딱히 무리가게 던진 건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워낙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등판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중고등학교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부상이 어깨를 지켜줬다. 혹사 당할만 하면 아팠다. 고등학교 때는 무릎수술을 하면서 1년 정도 쉬었다.”

△충남 천안에 있는 북일고를 졸업했는데 한화가 아닌 LG에 입단했다.

“예전에는 출신 고등학교 쪽으로 선순위 지명이 이뤄지는데 내가 프로 진출하는 해부터 전면드래프트(최하위 팀부터 가장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방식)로 바뀌었다. 2010년 최하위팀이었던 LG가 나를 1번으로 지명해 입단했다.”

△대학교때 까지 주 구종이었던 슬라이더를 커브로 바꿨다.

“슬라이더를 포기했다기 보다는 스피드를 포기했다. 사실 슬라이더와 커브 개념이 약간 애매한 부분이 있다. 볼이 빨라지면 슬라이더가 되고, 지금은 좀 느려진 상태라 그게 커브가 됐다. 슬라이더 같은 경우 볼이 빠르고 더 세게 던질 수 있으니까 각이 크진 않고 브레이킹이 좀 심하다.”

△강점이라 생각했던 공을 버렸을 때 부담이 컸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야구에 대한 포기였다. 2012년 5월 1군에 올라온 첫 경기에서 경기를 망치고 바로 2군으로 다시 내려간 적이 있다. 당시 패전처리로 올라갔는데 폭투하니까 팬들이 나가는게 보였다. 그 때 기분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다. 진짜 안좋다. 2군으로 내려가면서 ‘지금은 야구를 하면 안 되겠다. 군대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컨트롤이라도 잡아보자는 생각으로 살살 던지는 대신 정확하게 던지다 보니까 스피드는 자연적으로 내려놓게 됐다.”

△입단 후 3년 간 1승도 거두지 못하다가 2013년 9승을 거뒀다.

“일단 제구가 많이 잡혔었고 마음이 편했다. 다른건 아무것고 안 하고 공만 던졌다. 세게 던지겠다는 생각 없이 컨트롤만 잘 잡아야겠다고 했는데 볼이 좋아졌다.”

△하지만 2014년 초반에는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팀에 많이 미안했다. 나 때문에 초반에 많이 졌다. 마음 편하게 해야 잘 풀리는 스타일인데 올해는 내년에 군대를 가야겠다는 생각에 욕심이 좀 들어갔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몸이 좀 안 좋았는데 무리를 했더니 역효과가 났다. 내 잘못이다.”

△7월 말에 재활군에서 돌아왔다. 주변의 반응은.

“양상문 감독님은 ‘크게 기대하는 거 없으니 편하게 던지라’고 하셨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더라. 처음에는 오랜만에 던지다보니 긴장이 됐다. 급하게 올라오느라 몸도 솔직히 제대로 만들어진 상태가 아니었다.”

△10월 NC전에서 노히트노런 중 7회에 내려왔다. 후회하지 않는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때 거둔 1승이 없었다면 LG가 4강에 못 갔기 때문이다.”

△넥센 2차전서 본인은 공을 잘 던졌지만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안타까웠다. 작년에도 그 상황에서 멈춘 거였고, 올해도 같은 상황에서 멈춘 거라 많이 아쉬웠는데 그래도 팀으로서 생각하면 대단했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꼴찌에서 올라간 4강이라 제일 기억에 남을 거 같기도 하다.”

△27일 군 입대를 앞둔 심경은.

“포스트시즌 끝나기 전에는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지금 내가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해서 군 입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해야할까. 포스트시즌 끝나고 다음날 자려고 누워서 생각하는데 이제 2년 간 야구를 이제 못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공이 던지고 싶고 잠이 안오고 그렇더라. 지금도 뭔가 혼란스럽기도 한 마음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야구만 하다가 잠시 손을 놓는다. 공백에 대한 불안감은 없나.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2년 동안 야구를 손에서 놓고 경기감각 유지도 안될 테니까. 그래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 하면서 지내려고 한다.”

△공익 생활 때 야구 외에 하고 싶은 일은 없나.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 2년 동안 야구 외에 다른 사회경험을 한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내년 1월 10일에 결혼을 한다. 예비 신부의 어떤 매력에 반했나.

“대학교 1학년 때 4대 4미팅으로 만났고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제룰 시작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그냥 딱 내 이상형이었다. 내가 귀엽고 마음씨 착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괜찮은 거 같아서 만났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군 복무 중에 결혼을 결심했다.

“연애를 8년째 했는데 여자친구가 계속 나를 기다려야 했다. 대학교 때부터 내 스케쥴에 맞춰 기다리고 일주일에 한 번 밖에 못 보고 지냈다. 그러다보니 늘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더라. 야구 안 할 때 같이 살고, 오랜 시간 같이 지내보자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했다.”

[이투데이/최성근 기자(sgcho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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