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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장원준 롯데 88억원 제의 뿌리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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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10일 사직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장원준이 6회초 무사 1,3루가 되자 마운드에 올라온 정민태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4. 6. 10.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롯데 좌완 에이스 장원준(29)이 결국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나왔다. 그의 소속팀인 롯데는 올겨울 FA시장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장원준을 꼭 잡을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원 소속팀인 롯데와의 협상 마감일인 26일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이미 롯데에 ‘계약이 힘들 것 같다’는 뜻을 전달했다. 장원준의 최측근은 26일 “장원준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줘 감사하지만 시장에 나가 자신의 가치를 확인해보고 싶다’고 25일 롯데 측에 이미 얘기했다. 롯데와 밀고, 당기는 행동은 하지 않고 일찌감치 뜻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종 협상 결렬 후 보도자료를 통해 장원준에 제시했던 금액을 공개했다. 롯데는 “역대 FA 최고 금액인 4년 88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8억원)을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SK와 역대 FA 최고액인 86억원에 계약한 최정(27·SK)보다도 옵션까지 합하면 2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장원준은 왜 거액 제시에도 일찌감치 협상테이블을 떠난 것일까.



◇88억원에도 장원준 잡지 못한 롯데

롯데는 지난 시즌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29·롯데)에 75억원의 거액을 안겨줬다. 올 겨울도 통크게 움직였다. 장원준에 88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삼성 장원삼이 기록했던 투수 FA 최고액인 60억원을 기준으로 보자면 28억원이나 보탠 엄청난 액수다.

롯데는 장원준뿐 아니라 우완 투수 김사율과 유격수 박기혁도 잡지 못했다. 롯데는 김사율에게 3년 13억원(보장금액 10억, 플러스 옵션 3억원), 유격수 박기혁에게 10억원(보장금액 6억, 옵션 4억원)을 제시했으나 모두 FA 시장 평가를 받기 위해 나왔다. 3명에 내민 카드의 금액을 합치면 111억원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내부 FA 선수를 잔류시키기 위해 구단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제시한 금액은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의 액수였다”면서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그 간 롯데에서 열심히 뛰어준 것에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이제 시장에 나가는 만큼 좋은 대우로 보상받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타 팀 제의? 일본행?

장원준은 90억원에 가까운 돈을 포기하고 시장으로 나왔다. 그 이상의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야구인은 “몇몇 구단이 이미 장원준에게 넌즈시 큰 금액을 제시했을 수도 있다. 큰 돈을 제시받고도 포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최근 각 구단들도 내부 FA와 협상할 때 금액 자체를 마지막에 알려주는 것도 타 구단에 알려 그보다 많은 금액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심증만 있을 뿐이다. 만약 원 소속팀과의 협상 기간에 타 구단이 협상하면 엄연히 탬퍼링(정해진 시점 이전에 구단이 선수에게 접근하여 설득하거나 회유하는 일)으로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장원준은 일본 무대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도 있다. 아직 29세로 젊고,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특급 좌완이다. 일본 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미 예전 롯데 동료였던 이대호(32·소프트뱅크)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 쪽 동향도 챙기던 장원준이다. 일본프로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승환(한신)이 첫 해부터 잘 던지면서 한국 투수들에 대한 일본 내 평가가 좋아졌다. 오승환과 이대호 등에게 장원준에 대해 물어보는 구단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오승환과 이대호도 좋은 투수라고 얘기해주면서 일본 내 장원준의 주가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율이 떨어져 일본에 진출한다해도 거액을 손에 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오승환을 예로 들면 오승환은 지난 겨울 한신과 계약금 2억엔, 2년 간 연봉 3억엔에 계약했다. 총액 8억엔(약 76억)이다. 롯데는 일본에 진출했을 경우까지 고려해 88억원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오승환을 넘어서는 계약조건을 내밀 일본 구단이 나오느냐다.

장원준은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롯데를 제외한 다른 9개팀과 계약할 수 있고, 일본프로야구 등 해외 구단과 협상테이블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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