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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강희가 말하는 지난해의 실패, 그리고 올해의 성공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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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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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허종호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이번 시즌 압도적인 우승에 대해 탄탄한 수비와 선수들의 강한 의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압도적인 우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북은 2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린 상황이다. 무려 6승이 더 많다. 또한 리그 최다 득점 1위, 리그 최소 실점 1위를 모두 차지하며 39골이라는 엄청난 득실차를 만들었다. 승점과 득점, 실점, 승리 모든 면에서 전북과 비견할 팀은 없었다.

이와 같이 완벽한 우승은 무엇때문에 가능했을까. 최강희 감독은 우승의 배경으로 지난해의 실패를 꼽았다. A대표팀을 지휘하다가 7월에 복귀했지만 끝내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3위에 머물었던 쓰디 쓴 경험이 최강희 감독에게 깨달음을 주었던 것이다.

"지난해 복귀했을 때 너무 서둘렀다"고 밝힌 최 감독은 "무언가 인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탓에 수비를 가다듬기 보다는 공격에 포커스를 맞췄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내가 한계를 느꼈다.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깨져 있어서 계속해서 실점을 했다"고 지난해를 떠올렸다.

지난해의 실패는 최강희 감독에게 충격을 주었다. 2011년 '닥공(닥치고 공격)'을 내세워 엄청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전북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다. 화끈한 승부를 좋아했던 그는 2011년의 성공으로 공격 축구의 맛에 흠뻑 빠졌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복귀 이후에도 전북이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게 했다.

최 감독은 "2011년에는 이동국과 에닝요, 루이스 등 전성기였던 선수가 많았다. 교체 옵션으로는 로브렉, 정성훈, 김동찬, 이승현 등 특징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서 선제골을 내줘도 후반전에 뒤집을 수 있었다"며 "사실 '닥공'이라 말했지만 성공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일방적인 공격으로도 우승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3위였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말을 아예 하지도 않았다. 공격보다는 수비 밸런스와 조직력에만 신경을 썼다. 언론과 팬들은 '닥공'만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선수들에게 '그건 아니다'라면서 수비만 꾸준하게 주문했다"며 "공격은 좋지만 수비를 별로인 선수들을 모아 오전에 따로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점점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의 위기로 8월을 꼽았다. FC 서울과 홈경기,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서 연속으로 추가 시간 실점을 하면서 리그 첫 연패를 기록한 때다. 최 감독은 "서울과 전남에 찬스를 놓치면서 패배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변화를 주어야 하는 시점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이 원한 변화는 생각의 변화였다. 이전까지 '경기 내용이 좋아져야 이기는 횟수가 많아진다"며 선수들에게 지도했던 것을 "이제는 내용보다 결과다. 우리 승점 관리 해야 한다. 결과를 내야 한다"고 지도했다. 작은 차이였지만 전북은 그 때부터 변했다.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아도 꾸준하게 승리를 따낸 것. 당시를 떠올린 최 감독은 "결과가 좋아지면서 내용까지 좋아졌다. 고비처였던 경기서 모두 이겼다. 선수들 스스로가 위기를 만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지도는 물론 변화에 잘 따라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월 26일 수원과 홈경기서 승리하면서 1위 굳히기에 성공했던 최 감독은 "수원전에서 비겨도 우리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승리를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준비했다. 선수들은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수원에 추격의 빌미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의 의지가 만든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결과를 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잘 해줬고, 변화를 잘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결과를 얻었지만 최강희 감독의 시선은 벌써 내년으로 향하고 있다. 최 감독은 "리그에서의 좋은 성적,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수비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에도 수비가 올해와 같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꾸준한 틀은 유지해야 한다. 올해 부족했던 수비 후 공격전개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더욱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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