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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월호 슬픔은 여전한데…“희생자 책상 치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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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남아있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2학년 교실 정리’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세월호가족지원네트워크’에 따르면 단원고에서는 지난 24일 1·3학년 학부모 120여명이 참석한 긴급 학부모회의가 열렸다. 일부 참석자들은 “2학년 교실의 책·걸상을 빼 합동분향소로 가져다놓으라”고 학교 측에 요청했다. 이들은 “2학년 교실이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조장한다”, “전학 가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체육관, 국회, 팽목항에서 철수하는데 단원고도 정상화해야한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20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만나 희생자가 발생한 2학년 교실을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족 측 관계자는 “단원고에서는 당초 국민 성금으로 학교 옆에 체육관 하나를 세워 중3 아이들(내년 1학년)을 수용하고, 지금 2학년 생존학생들이 졸업할 때가 되는 내년 12월쯤 2학년 교실을 치우는 방안이 나온 바 있다”고 말했다.

교실 정리 이야기가 나온건 현재 중학교 3학년생들이 단원고 1지망 지원을 기피한다는 이야기도 영향을 미쳤다. 유족 측 관계자는 “다음달 3일에 단원고 입학설명회가 있는데 최근 중3 학부모들이 학교에 전화를 종종 하고 있다. ‘2학년 교실을 계속 남겨두면 우리 애들은 어디서 공부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중3 아이들 사이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까지 퍼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1지망 기피현상에 대해 세월호가족지원네트워크 송정근 목사는 “오히려 안산의 중학교 3학년생들 중에는 친구들, 담임선생님과 의논해 단원고에 진학하자는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며 “안산 관내 고교지망 원서 마감을 보면 단원고를 1차 지망으로 쓴 중3 학생 수가 단원고의 정원을 넘어섰다. 이게 사실이라면 공포 운운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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