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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홍문종 의원, 측근 내세워 고액 국제학교 불법운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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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학원 소유 건물에 입주, 학원으로 인가 받고 학교로 운영

年학비 1000만원 넘게 받아

한국일보

홍문종(가운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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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학원 이사장인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의 전 비서관이 한 해 학비 1,000만원이 넘는 국제학교를 불법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 위원장 측이 ‘바지 설립자’를 내세워 고액의 국제학교를 불법 운영했거나 이를 비호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홍 위원장의 전 비서관 A씨는 2011년 7월 ‘경민국제크리스찬인스튜트학원’을 인가받아 경민학원 소유의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S빌딩 4층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이 학원은 ‘경민국제기독학교’라는 이름을 내세워 비인가 대안학교인 것처럼 불법 운영되고 있다. 도교육청에는 월 55만5,000원~74만5,000원(영어)을 받는 학원으로 신고하고서, 실제로는 학비가 연간 1,000만원이 넘고 미국 학교 학제처럼 1~12학년 과정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등 사실상 학교로 둔갑한 것이다.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으면 학교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초중등교육법과 학원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도교육청의 최근 단속에서 적발됐다.

이 학원의 설립자로 등록된 A씨는 홍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경민대 직원이던 A씨는 2012년 총선 때 홍 위원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뒤 국회 7급 비서로 채용됐다 올 초 경민대로 다시 복귀했다. 국회의원 비서관이었던 당시 A씨는 국가공무원법상 겸직금지 규정 등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학원을 운영한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홍 위원장 캠프에 있었던 B씨는 “(홍 위원장이 시킨) 학교 일 처리까지 하느라 A씨는 항상 바빴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자신의 블로그 등에 경민국제기독학교의 졸업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홍 위원장이 최소한 A씨의 불법 학교 운영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설립 배경과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한 취재에 A씨는 답변을 거부했다. 홍 위원장도 “해외출장 중”이라며 연락을 끊었다. 경민학원 관계자는 “학교로부터 임대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A씨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홍 위원장은 2010년에도 학원 불법 운영에 연루된 적이 있다. 경민학원 부지에 있는 경민교회 측이 ‘경민크리스찬국제어학당학원’으로 등록해놓고 ‘경민국제기독학교(경민국제크리스천스쿨)’라는 이름을 내세워 대안학교처럼 운영하다가 교육당국으로부터 직권 폐원조치를 받은 적도 있다. 홍 위원장은 경민교회의 장로이고 이 학교의 설립자 C씨는 경민학원이 설립한 한 고등학교의 교장을 지냈다. 폐원된 이 시설의 교장이었던 D씨는 현재 S빌딩에서 운영 중인 경민국제기독학교의 교장이기도 하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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