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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터뷰] 제이슨 므라즈 "음악, 세상 바꿀 수 있다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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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들을 '2등 시민' 취급…관습 따르는 것일 뿐"

"한국 굉장히 훌륭한 곳…팬들이 열광적인 편"

[앵커]

"그의 목소리는 또 하나의 악기가 된다" 미국의 팝가수, 제이슨 므라즈에 대한 얘기입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팝 뮤지션으로 늘 손꼽히는 가수죠. 이 가수를 잘 모르는 분들도 히트곡인 I'm Yours 나 Lucky의 멜로디는 귀에 매우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환경 운동과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평화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제이슨 므라즈…오늘(24일) 뉴스룸을 찾아준 특별한 손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앵커]

제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와 호세 카레라스를 연속으로 만났습니다. 당신이 영어로 하는 마지막 인터뷰 대상인데요. 사실 제가 지난 며칠 동안 영어 때문에 고문을 좀 당했습니다. 차라리 당신들이 한국말을 배우는 게 어떨까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좋은 질문이네요. 미국이란 나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모국어로 네덜란드어를 사용할 뻔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언어는 널리 사용되기도 하고, 어떤 언어는 사라져버리는 걸 보면 참 흥미롭지요.]

[앵커]

전 농담이었는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래요?]

[앵커]

네. 그런데 굉장히 진지하시네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글쎄요.]

[앵커]

이번이 벌써 7번째 한국 방문입니다. 이제 한국이 남의 나라 같지 않을 것 같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한국은) 굉장히 훌륭한 곳입니다. 팬들이 아주 열광적이고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국 대중은 호응이 좋고, 열광적인 편이죠.]

[앵커]

당신에게도 한국이 각별한 나라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최고의 히트곡인 '아이엠 유어즈(I'm Yours)'의 경우, 정식 발매 2년 전에 한국에서 먼저 공개를 했지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맞습니다. 처음 방한했을 때 '아이엠 유어즈(I'm Yours)'라는 곡은 녹음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관객들의 호응이 좋다는 걸 느꼈고요. 그 곡은 관객들을 위해 쓴 곡입니다. '난 네꺼야!'라고 이야기하면서 "너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 내가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고요. 그런 이유 때문에 이 곡이 성공한 것 같아요. 한국에서 세계적인 데뷔를 하게 된 거죠.]

[앵커]

그럼 자연스러운 것이었군요? 의도한 게 아니라…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네, 의도하진 않았습니다. 자연스러웠죠.]

[앵커]

그 곡은 빌보드 차트에 76주 동안이나 올라 있었습니다. 아주 대단해요. 그런데 1위는 못했다면서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괜찮습니다. (괜찮다고요?) 네. (아쉽지는 않았습니까?) 전혀요. 전 그 곡이 유명해지기 전에도 10년 정도 음악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곡이 알려지면서부터 제가 세계적인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것이고요. 그래서 차트 순위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앵커]

현재는 새로 낸 앨범 '예스!(Yes!)'로 세계투어 중이죠. 앨범 제목이 '예스'네요. 7월에 발매됐고요. 이번에도 역시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데요. "예스", 아주 긍정적이네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저는 무엇보다 정말 하고 싶어서 노래를 합니다. 요즘과 같은 세상에는 절망에 빠지기가 매우 쉽습니다. 기후변화나 국가나 종교간 갈등을 볼 때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마음이 아플 때도 그럴 수 있고요. 저는 음악이 다른 이들을 동정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회라고 봅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미국의 매체들은 당신의 노래를 '무해하다'라고 표현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노래가 좀 심심하다'라는 비판으로도 들리는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미국의 매체들은 '갈등'을 조장합니다. 극적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고요. 제 음악이 무해하다는 건 미국 매체들이 원하는 것과 맞지 않습니다. 갈등과 극적인 요소들은 사람들을 두렵게 하지요. 매체들은 사람들을 계속 공포에 빠지게 합니다. 저는 다른 방식을 추구합니다.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고 싶어요. 그걸 무해하다고 하면 그건 맞는 말입니다.]

[앵커]

희망과 사랑이 중요하긴 합니다만, 사실 인생은 절망적일 때가 많지요. 한국도 올해 가슴 아픈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삶이 너무 고달프면 희망적인 노래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저는 음악이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해주는 것 또한 음악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빛은 어둠을 뚫고 들어와 계속 비출 겁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는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네. 그렇게 믿습니다.]

[앵커]

한국에서 당신에게 붙여진 별명은 '홍대 므라즈'인데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홍대 므라즈'요? (네, '홍대 므라즈'요. 들어봤습니까?) 아니요, 처음 들어봅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나요?) 없어요.]

[앵커]

당신은 홍대의 작은 카페에서 공연을 한 적 있지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렇죠.]

[앵커]

홍대 부근에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들에게도 특별히 관심을 쏟는다고 하던데, 어떤 이유가 있나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저도 작은 커피숍에서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커피숍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죠. 술집과는 다릅니다. 커피숍은 술에 취하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죠.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런 장소에 자주 가려고 하는데 커피숍 같은 곳에서 진정한 대화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올림픽 경기장은 공연하기엔 너무 커요. 그런 큰 공간에선 "모두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묻는 게 전부거든요.]

[앵커]

작은 공간에서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작은 공간에선 진솔해질 수 있어요.]

[앵커]

그렇죠. 다른 사람과 더 쉽게 이야기 할 수 있겠죠. 팬들과요. 어쨌든 지금은 수퍼스타가 됐어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믿기질 않아요.]

[앵커]

가끔은 과거 카페에서 노래하던, 무명 시절이 그립진 않습니까?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 시절이 매우 그립죠. (정말요?) 하지만 제겐 아직도 긴 인생이 남아있습니다. 저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그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앵커]

한국도 그렇지만 대형 기획사에서 키운 연습생들이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개개인마다 성공의 기준이 어떻게 다르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기획사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이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장점도 있어요. 아티스트들을 만들어내죠. 하지만 동시에 그런 프로그램들이 그들의 음악 인생에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도 있죠. 유명세를 얻었다가도 한 순간에 인기가 식어버리기도 하고요. 유명해질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바닥으로 추락할 수도 있죠.]

[앵커]

다른 주제로 넘어가봅시다.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데요. '미얀마 콘서트'(2012년)에서는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고요. 또 동성결혼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반대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반대하는 사람들에게요? (네.)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넓어지고 있어요. 동성애자들을 '2등 시민' 취급하거나 동등하지 않게 보는 건 오래된 교육의 소산이거나 관습을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

[앵커]

어떤 경우엔 오래된 교육방식이 옳을 때도 있죠.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렇죠. 어떤 경우에는 오래된 교육방식이 옳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 농업 방식은 옳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평등한 경험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거죠.]

[앵커]

당신의 한국 팬이 보내주신 질문입니다. 보통은 가수들이 앨범에 녹음한 게 라이브로 부른 것보다 좋은 경우가 더 많은데요. 당신의 경우엔 콘서트에서 라이브로 부를 때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당신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를 때 어떤 자세로 임합니까? 팬으로부터 받은 질문입니다.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저는 라이브로 노래를 부를 때 새로움과 즉흥성을 중요시합니다. 노래의 흐름과 상관 없이 그 안에서 춤을 춰보고 싶은 거죠. 그 노래에 뭔가 새로운 색을 입혀보고 싶어요. 신곡을 녹음할 때는 그 노래의 잠재력을 시험해 볼 기회가 없어요. 공연을 더 할수록, 노래는 새로운 형태와 에너지를 뿜어내게 되는 거죠.]

[앵커]

연예 프로나 음악 프로가 아닌, 뉴스룸에서의 오늘 인터뷰 어땠습니까? 이게 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여기에서 음악에 대한 저의 생각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인기나 명성에 대해서가 아니고요. 이런 주제로 대화할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한국에서의 콘서트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럴 겁니다.]

[앵커]

열정적인 팬들도 즐기시고요.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그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이슨 므라즈/팝 뮤지션 : 제가 영광이죠. '감사합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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