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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승기]‘캠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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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토요타 캠리는 패밀리 세단으로서 빈틈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미국 자동차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차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옵티마) 등을 비롯해 쉐보레 말리부,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포드 퓨전이 격전을 벌이는 곳이 바로 이 시장이다.

이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언제나 캠리였다. 캠리는 선두였던 포드 토러스를 97년에 밀어낸 이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도 10월까지 36만8142대를 판매해 어코드, 알티마, 퓨전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2012년 7세대로 진화한 캠리는 3년여 만에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라는 이름의 신차로 탈바꿈했다. 지난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차는 7세대 캠리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다. 마이너 체인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올 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나, 본사에서 책임 엔지니어가 방한한 점이 범상치 않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토요타자동차 나카호 토시히로 부수석 엔지니어는 "포드 퓨전이나 현대 쏘나타(LF)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에 큰 변화를 줬다"면서 "2000여 가지의 부품을 싹 바꿨다"고 강조했다. 캠리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달리면서 그 변화를 직접 체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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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스마트 캠리의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마이너 체인지 치고는 변화 폭이 크다. 앞모습은 미국 전기차 '테슬라 모델S'를 연상케 한다. 날렵한 헤드램프가 특히 닮았다. 사다리꼴 모양의 에어 인테이크(흡기구)는 토요타 아발론의 것과 비슷하다. 테일램프는 렉서스 ES와 약간 닮았다. 이렇게 상급 모델의 아이템을 차용하면서 캠리는 한 차원 높은 고급감을 추구했다.

실내의 경우 대시보드 기본 틀은 구형과 같지만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설계를 바꿨다. 모니터 주변 스위치는 기존 10개에서 6개로 줄었고, 큼직해진 버튼 덕에 조작이 더 쉬워졌다.

시승차는 2.5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2종류가 준비됐다. 판매 차종은 3.5 가솔린까지 3종류지만 대부분의 판매는 이들 두 차종이다.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다. 기자를 포함해 세 명의 남자가 탔지만 차안에는 숨소리만 들린다. 디젤차보다 확연히 앞서는 부분이다. 차는 엔진이 가동된 후에도 정속주행을 하면 시속 60km 정도까지 모터구동을 지속했다. 과거 캠리 하이브리드를 혼자 탔을 때는 시속 80km까지도 모터로만 달릴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인 세 명이 탔기 때문에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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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를 높인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높은 효율이 장점이지만 초반 토크에 약점이 있다. 이 부분을 보완해주는 게 바로 전기모터의 역할이고,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 점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제주의 굴곡진 와인딩 로드를 달린 후 체크한 연비는 13.3km/ℓ였다.

2.5 가솔린 모델은 캠리 판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만큼 호응이 좋은 차다. 뛰어난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D 드라이브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반응이 다소 느리다. 함께 차를 탔던 후배 기자는 "힘이 부족하다"고 연신 투덜댄다. 그러나 수동 모드로 바꾸고 기어를 내리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속을 즐길 수 있다. 그 후배 기자는 오로지 D 드라이브만 놓고 차를 몰았기 때문에 가속뿐 아니라 연비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기자는 여기서 10.5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캠리 2.5의 복합 연비 11.5km/ℓ에 근접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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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는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차지만 토요타는 좀 더 젊은 고객층을 위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그 중 하나가 서스펜션이다. 앞 스트럿, 뒤 듀얼 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은 코일 스프링과 쇼크업소버 댐핑 특성을 바꿔 좀 더 탄탄한 핸들링을 보여준다. 시승 중 더블 레인 체인지(급차선 변경 후 다시 되돌아오는 것)를 시도했는데 매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신형 캠리의 가격은 2.5 모델이 3390만원, 3.5 모델이 433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4300만원으로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캠리는 예전 모델들처럼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토요타는 늘 그래왔듯이 소비자가 원하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것이 1600만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의 '힘'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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