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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월드리포트] 도시에서 노숙·구걸…'난민 역풍' 맞는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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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살인 에사는 1년 전 시리아 내전을 피해 터키로 탈출했습니다.

이스탄불 거리에서 멜로디언을 불며 동전을 구걸합니다.

[에사/시리아 난민 (6살) :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사람들에게 총을 쐈어요. 마구 쏴댔어요.]

내전으로 아버지가 숨지고 어머니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에사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사가 하루에 버는 돈은 우리 돈 1만 원 정도, 터키인의 냉대와 경찰의 단속으로 그나마도 못 버는 날이 허다합니다.

터키의 도심에선 에사와 같은 시리아 난민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집도 없이 도심의 공원이나 거리에서 노숙을 합니다.

굶주린 아이들은 동전 한 푼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뛰어듭니다.

터키엔 모두 22곳의 난민캠프가 시리아 접경지대에 흩어져 있습니다.

난민캠프의 대부분은 치안 등을 이유로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벌판에 세워졌습니다.

난민으로선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구호단체의 지원도 국제사회의 관심 부족과 급증하는 난민 수로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곧 들이닥칠 겨울을 비닐 천막에서 어찌 버틸지 난민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하산 쉐노위/시리아 난민 : 밤에 기온이 자꾸 떨어져요.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겨울이면 아이들이 병에 걸려 아플 텐데 가진 게 없어 걱정입니다. ]

사정이 이렇다 보니 터키의 시리아 난민 160만 명 가운데 25만 명만이 난민 캠프에 지내고 있습니다.

135만 명은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를 떠돌고 있습니다.

도시의 삶이라고 별반 다르진 않습니다.

원칙상 취업이 금지된 난민 신분으로 일감 찾기가 쉽지 않아 거리의 부랑자나 범죄자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난민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터키 정부가 시리아 난민에게 임시로 노동허가증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터키 주민의 반발이 빗발쳤습니다.

[무히딘 팔라/터키 주민 : 1백만 개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터키 정부는 자국민의 손해를 강요하면서 난민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저임금의 난민이 노동시장을 파고들면서 이미 터키의 실업률은 10%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난민의 취업을 정식으로 허가하면 실업난이 악화될 건 뻔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사업장별로 시리아 난민을 10% 이상 고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지만,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지방정부는 행정구역 안에 난민의 출입을 아예 금지하면서 중앙 정부의 난민 정책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규진 기자 socc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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