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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세 마리 토끼 모두 놓친 박인비, 그래도 아쉬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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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을 노렸던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도 그의 것이 아니었다.

박인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540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이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3연승을 거두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박인비는 이번 시즌에도 3승을 챙기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 가운데는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도 포함돼 있다.

총 2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7번이나 올라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워낙 대단했던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놓고 라이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경쟁을 벌였다. 마지막 대회 결과에 따라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뒷심이 부족했다. 박인비의 부진 속에 루이스는 상금왕·올해의 선수상·최저타수상 등 3개의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미국 선수가 한 시즌에 3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1993년 벳시 킹(미국) 이후 21년 만이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공동 9위에 오른 루이스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 231점을 획득, 박인비(226점)를 5점 차로 제치고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되찾았다.

올시즌 누적 상금도 253만9039달러로 박인비(222만6641달러)를 31만여 달러 차로 눌렀고, 라운드당 평균 69.53타로 박인비(69.68타) 보다 앞서면서 2년 연속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박인비는 LPGA 사무국이 올해 신설한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보너스(100만 달러)도 아쉽게 놓쳤다. 최종순위 3위에 그치면서 리디아 고(17)에게 보너스를 양보해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박인비에게 의미 없었던 시즌은 결코 아니다. 박인비에게는 어쩌면 가장 뜻깊은 해였는지도 모른다.

박인비는 루이스의 고공 행진 속에서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달 28일 롤렉스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루이스를 누르고 22주 만에 정상을 탈환한 뒤 결국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무엇보다 평생을 함께할 소중한 반려자를 맞이한 것이 박인비에게는 가장 큰 소득이었다. 박인비는 지난 11월 국내에서 자신의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는 어떤 상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박인비는 대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난 석 달간 잘해왔지만 많은 것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남겨두는 것이 내년 도약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혼도 했고 원하던 목표도 다 이뤘다”며 “시즌 1위 보너스는 내년에 노려보겠다”고 말한 뒤 살짝 미소를 지었다.

시즌을 모두 마친 박인비는 당분간 라스베이거스의 신혼집에서 휴식을 보낸 뒤 12월부터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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