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개울물 된 소양강… 빙어축제, 고기잡이도 끝났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충겸 (강원도 인제 주민)

매년 겨울 강원도 소양호의 얼음판 위에서는 인제빙어축제가 열리곤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는 얼음판도, 빙어도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부지방에 찾아온 극심한 가뭄 때문에 소양호의 물이 마른 것인데요. 강수량이 적어서 축제가 취소된 것은 1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마른 소양호를 보면서 주민들의 마음도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화제의 인터뷰에서 인제군 주민이자 전 어촌계장이신 김충겸 씨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충겸> 안녕하세요.

◇ 박재홍> 빙어축제가 물이 없어서 취소될 정도라는 말이 들리는 걸 보니 가뭄이 정말 심각한가 보네요?

◆ 김충겸>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이렇게 가뭄이 심한 건 살면서 처음 보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살면서 이런 심각한 가뭄은 처음이다' 이런 말씀이신데 물이 없어서 빙어축제가 취소된 것은 처음이라면서요?

◆ 김충겸> 처음이죠. 처음이나마나 지역 주민들 중에 칠, 팔십 되신 연세 많으신 분들의 말씀에 의하면 살면서 이렇게 가문 적은 처음이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축제는 아예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요.

◇ 박재홍> 축제는 고사하고 지금 현지에 사시는 분들은 생계까지 걱정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겠네요?

◆ 김충겸> 봄, 여름철에도 조업을 거의 못한 상태예요, 붕어, 잉어라든가 장어 같은 것을 잡아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예년의 한 5분의 1 정도의 수확밖에 못했죠.

◇ 박재홍> 선생님 주변에도 소양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생업을 잇고 계신 분들이 많은가요?

◆ 김충겸> 여기 인제군에만 저를 포함해서 63가구예요. 올여름 같은 경우에 젊은 사람들은 소위 노가다라 그러죠. 건설현장에서 일하거나 품 팔러 다니는 사람도 여럿 생겼고요. 연세 좀 드신 분들은 공공근로 신청도 하고 그랬는데 어르신 분들이 다 뽑히는 게 아니니까 거기도 또 일부만 나가세요.

◇ 박재홍> 소양강 상황이 지금 어떻습니까? 육안으로 보시기에도 '수위가 정말 많이 내려갔구나'라고 많이 느끼시나요?

◆ 김충겸> 예년 같으면 상류 쪽에는 호수 정도로 지금 물이 계속 차 있어야 되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강바닥이 다 말라서 개울이라고 얘기하나요? 계곡에서 그냥 개울 정도 수준의 물이 흘러가고 있어요. 상류 쪽에는 지금 배를 운행할 수가 없죠.

노컷뉴스

인제 빙어축제장 (사진=인제군문화재단)


◇ 박재홍> '배를 운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소양강이 아니라 개울이다' 이런 상황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빙어축제는 겨울이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축제인데 축제를 못하게 됐으니까 주민 여러분의 상심이 크시겠네요, 어떻습니까?

◆ 김충겸> 빙어축제에 관련된 상인이라든가, 인제군 쪽에 숙박업 하시는 분들, 식당 하시는 분들 모두 직간접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는 편인데요. 올해 빙어축제를 아예 못하게 되니까 그분들도 실망이 많이 크죠. 그리고 이 축제가 원래 계속 해 왔었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김충겸> 그런데 올해는 여기 인공호수를 만들고 있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그걸 일부라도 막아서 축제를 하자라는 의견도 나오는데 인제군에서는 좀 호응이 없네요. 축제를 저희 민간단체에서만으로 할 수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수자원의 허가문제라든가 이런 게 있기 때문에 군에 협조요청이 들어가야 되는데 군에서는 지금 물이 없다고 아예 다른 시도는 해 보려고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빙어축제가 주변에 계시는 63가구 주민들에게 있어서 한 해 소득원으로 큰 역할을 했나 보군요?

◆ 김충겸> 그렇죠. 왜냐하면 그전에는 빙어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잘 나갔어요. 사실은 제가 어촌계장 할 때도 이쪽 소양호에서 빙어를 채취해 가서 전국 각지에 실어다 갖다 준 데가 많아요. 전국 각지에 저수지 같은 데 있죠?

◇ 박재홍> 빙어를 공급하기까지 했었군요…

◆ 김충겸> 네, 공수해서 갖다 풀어놔주면 거기서도 산란을 하니까 많이 퍼줬거든요. 다른 곳도 하다못해 경기 안성이라든가 강릉 쪽에서도 조그맣게 빙어축제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희소성이 많이 떨어져서 그전만큼 많이 찾지 않는데다가 또 축제를 아예 안 하니까 걱정입니다. 아마 올해는 판로도 어렵지 않을까, 지금 벌써부터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빙어축제가 다른 지역에서까지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진 상태이기도 하고요. 또 워낙 가물어서 식수 문제는 없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김충겸> 저희 지금 빙어축제 하는 장소인 부평리 일대가 그전에 1970년대에 새마을운동할 때 가리산수도라고해서 계곡물 1급수를 쓸 수 있었던 상태예요. 그걸 저도 여태까지 한 30여 년 이상 아무리 가물어도 아무 걱정 없이 썼는데요. 올해는 여름철, 가을철에 몇 번 단수가 됐었어요, 완전히 물이 끊겨서 식수 같은 경우도 소방대에 얘기를 해서 공수를 해서 받아다 먹은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 박재홍> 식수까지 없는 그런 상황이네요. 빨리 해결이 돼야 할 텐데… 해결방법은 비가 더 많이 오는 방법밖에 없는 건가요, 지금?

◆ 김충겸> 그렇죠, 비가 많이 오는 방법인데. 희망이 없죠. 가을, 겨울에 눈,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소양호 물이 늘어날 정도로 오는 양이 아니기 때문에요. 올해는 축제도 그만, 고기잡이도 그만이고. 겨울에 너무 또 추워지면 눈이고 뭐고 얼어서 식수나 안 끊겼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 박재홍> 말씀 듣다보니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더 추운 겨울 오기 전에 비라도 좀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계장님,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충겸>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지금 이 시간 인제군 주민들 가장 기다리시는 것은 비 같습니다. 빨리 소양호의 가뭄이 해갈되면 좋겠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인제군 주민이자 전 어촌계장이었죠. 김충겸 씨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