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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실패도 사업”… 실리콘밸리 실패담 나누기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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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분석 컨설팅 회사도 성업

실패 경험 자랑으로 여기는 수준까지도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실패담 나누기’가 유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과거 사업 실패를 숨기지 않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패 경험을 자랑으로 여기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카산드라 필립스는 5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를위로하고 재기를 도약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페일콘(FailCon)을 기획했다.

행사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500여 명의 실패한 벤처 사업가들이 모여 “모든 것이 망해갈 때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와 같은 주제를 놓고 전문가들과 토론을 하고는 했다.

그러나 페일콘은 올해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실패담을 나누며 재기를 도모하는 문화가 너무나 일반화해 페일콘 같은 행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시카르 고시 교수의 연구를 보면 전체 벤처 기업 가운데 30∼40%가량이 투자자의 돈을 대부분 날리고, 70∼80%가량은 애초 예상보다 훨씬 늦게 자본금을회수한다. 대부분 실패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 매체인 시비 인사이츠(CB Insights)는 벤처인들이 1인칭으로 자신의 실패담을 이야기하는 코너를 열어 큰 재미를 봤다.

이 가운데 화제가 된 음악 사이트 질리언이어스 창업자 조던 넴로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 회사 상품을 좋아하지를 않았고, 사용한 누구도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솔직한 실패담이 화제가 돼 질리언이어스 사이트 방문자가 1만 명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실리콘밸리에서 실패 역시 하나의 사업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페일콘’의 필립스는 행사 형식을 브라질과 일본, 이란 등 국외에 1500달러씩받고 라이선스 판매에 나서 성공을 봤다. 기업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페일 포워드’ 등 컨설팅 회사들도 성업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묻지마 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사람들도 실패담 자랑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고 필립스는 지적했다.

황온중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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