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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보폭 넓히는 문재인…호남 중진, 줄이어 ‘반문’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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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문, ‘곰신 카페’와 간담회 이어

28일엔 나주·광주행

호남에선 박지원·김동철 이어

박주선·주승용도 출마 저울질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대표를 뽑는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문재인 의원이 당 안팎 접촉면을 넓히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문재인’을 내세운 호남 중진들의 전당대회 도전 의사도 이어지고 있다.

문 의원은 2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한 카페에서 ‘사랑하는 군화가 못한 말, 곰신(군에 남자친구를 보낸 여성)이 대신합니다’라는 간담회를 열고 병영생활의 고충과 문제점을 들었다. 이날 행사는 문 의원이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회원 수 49만명으로 국내 최대 군 관련 사이트로 꼽히는 ‘곰신 카페’에 간담회를 요청해 성사됐다. 이날 청취한 내용들은 문 의원의 상임위 활동에 참고할 계획이다. 문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군대 기강이나 전투력이 억압으로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자유분방한 병영생활 속에서 더 큰 단결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종내에는 모병제로 가야 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25일에는 서울외신기자클럽과의 토론회를 열어 통일·외교 현안을 언급할 것으로 보이며, 28일에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문 의원 쪽은 “지난해부터 전국의 ‘신성장동력 현장’을 찾는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지난 21일 부산 지스타(국제게임전시회) 방문도 마찬가지”라며 통상적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행보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문 의원은 나주 방문 뒤 광주를 찾아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인데, 호남 민심을 어루만지려는 의미로 읽힌다.

아직 전당대회 출마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문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가운데, 호남 중진 의원들은 속속 전당대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출마가 유력한 박지원(전남 목포) 비상대책위원 외에도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은 지난 21일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과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현역 의원뿐 아니라, 정동영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호남 출신 원외 인사들의 출마설도 나온다.

이들의 도전은 계파 갈등의 중심축인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호남 민심의 실망과 반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문재인’을 기치로 내걸어 호남과 ‘비노’ 진영을 대변하겠다는 의도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호남지역에선 ‘친노가 잡으면 당이 깨진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지역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한 의원도 “호남이 대권 후보는 못 내더라도 당권은 좀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정서가 있다”고 전했다. 호남 의원들이 주장하는 ‘당권-대권 분리론’의 바탕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남 의원들의 도전은 3선 이상 중진들이 차기 총선에서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혁신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반문재인’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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