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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보잉 공중급유기 시험비행도 못해…에어버스는 덩치 커 이착륙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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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초 공중급유기 기종 결정 앞두고, 美·유럽 생산현장 가보니

매일경제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 에버렛에 자리 잡은 보잉사의 공중급유기 생산시설. 지난 10일 이곳에서는 한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에 참여한 KC-46 기종의 시제기 1대를 마무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보잉사 관계자는 “완성 단계가 높은 상태로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동체에 5개, 양 날개에 각 1개씩 모두 7개의 연료탱크가 들어간다. 민항기인 B-767 기종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KC-46은 96.1t의 연료를 탑재하고 최대 114명의 인원을 태울 수 있다.

경쟁 기종에 비해 기체 크기가 작아 급유와 수송임무를 동시 수행하기에는 어렵지만, 용도 변경이 쉬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보잉 측 생각이다.

하지만 KC-46은 아직까지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현재 시제기 4개 중 1대의 생산 완료가 임박했지만 시험비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보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고려 중인 시험비행 스케줄도 알려줄 수 없다”며 “그렇게 했을 때 일정을 못맞추면 온갖 소문에 시달릴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KC-46의 개발은 2017년에 완료된다. 이는 공군이 1호 공중급유기를 들여오기로 한 해와 같아 기종의 작전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페인 헤타페 공중급유기 전환공장에서 만난 에어버스 관계자는 “A330 MRTT는 급유·화물수송·인력수송 중 임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경쟁 기종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며 “공중급유기의 큰 용량은 공중에서 일어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유럽 에어버스는 A330 MRTT가 공중급유, 화물수송, 병력수송 등이 동시에 가능한 항공기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A330 MRTT는 날개 부위에 총 111t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승객 266명을 태우고 37t의 화물을 실은 채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공중 의료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어 군사작전뿐만 아니라 민사작전도 가능하다.

다만 한반도의 좁은 영토 때문에 유사시 활주로를 이용하는 데 부피가 큰 공중급유기는 이착륙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공중급유와 수송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계기가 적고 수송기가 아닌 여객기 목적으로 제작된 점이 단점이다.

이스라엘 IAI사의 공중급유기는 민항사에서 사용하던 중고 B-767 기종을 개조한 공중급유기(MMTT)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KC-46과 유사하기 때문에 급유-화물·인력수송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새 기체를 개조한 것이 아니다 보니 가격도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내년 초 공중급유기 사업(KC-X) 기종을 결정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2일 “가격 협상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업체가 제시한 절충교역 안이 우리 목표에 충족되지 않아 12월 중으로 기종을 선정하려던 계획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익을 고려해 최대 이익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소 1~2개월의 협상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렛(미국) = 안두원 기자 /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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