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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너도나도 당권 깃발…野텃밭 '호남은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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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론에 호남·비노 중진들 대항마 자처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강건택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통적 '텃밭'인 호남권의 중진들이 너도나도 출마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대표하는 문재인 의원이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친노에 대한 반감과 실망이 큰 호남의 지역 정서를 대변하겠다는 도전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분위기다.

이미 박지원(전남 목포) 비상대책위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3선의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은 지난 21일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역시 3선인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이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에서 당 대표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굳혀나가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호남의 현역 의원만 최소 3명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여기에 원외 중진인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또한 당권 도전이 유력하다는 설이 나돈다.

이들이 최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광폭행보에 나섰다는 점도 사실상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박지원 비대위원과 박주선 의원, 정동영 고문은 '강연정치'를 무기로 바닥을 다지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박 비대위원은 지난 18일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특강을 마친 뒤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오는 26일 광주 전남대에서 '호남정치 복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박 의원도 최근 광주, 전남 순천과 해남, 전북 전주 등을 순회하면서 강연 투어를 진행 중이다. 주로 당원들을 대상으로 지역차별 극복과 호남정치 복원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고문은 지난달 말 고향인 전북 일대에서 '경청투어'를 펼치는 등 각 지역 시민단체와 대학의 초청으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초청강연에서는 "특정계파가 당을 장악하면 야권 재편 요구도 강해질 것"이라며 신당론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천 전 장관도 오는 27일 광주에서 사단법인 동북아전략연구원 부설 정치연구소인 '호남의 희망' 개소식을 열어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전대에 안 나간다는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다. 당에 대한 비판 민심이 이 정도일 때가 없었다"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향인 전북에서 4선을 했던 정세균 비대위원이나 구민주계로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를 자처하는 추미애 의원의 경우 현 지역구는 서울이지만 호남에 연고를 가진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이처럼 유독 호남권 당권 주자들이 대거 쏟아져나오는 현 상황은 친노계의 당 장악에 거부감을 가진 지역 정서에 기대 바람을 일으켜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범친노에 가까운 정 비대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모두 비노(비노무현) 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친노 대 비노'의 구도로 정면대결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호남에서는 3선 이상의 중진들이 차기 총선에서 '물갈이론'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천권을 쥔 당 대표직 도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혁신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반(反) 문재인' 깃발과 지역감정에 주로 의존하는 호남 주자들의 행보에 대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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