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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취재파일] 260억 원대의 교량포장 개량 사업…도루묵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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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만큼이나 교통량도 상당한 서울시는 도로 아스팔트에 생기는 '포트홀'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포트홀 뿐만 아니라 도로 포장면의 전반적인 상태가 빠르게 노후하는 문제까지 생기는데, 이런 포장 상태가 노후하는 건 특히 교량, 즉 다리 위에 도로의 경우엔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도로 포장 상태가 나빠지면 포장뿐만 아니라 교량 자체의 수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해 총 사업비 268억 원을 책정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의 일부 교량 구간에 대한 보수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대상은 북부간선고가교, 올림픽대로의 노량교 구간, 경부고속도로에서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는 잠원고가, 강변북로 상의 두모교와 아차산대교 등입니다. 보수는 시설물 자체의 보강도 있었지만 대부분 교량의 포장에 집중됐습니다.

이달 초, 지금까지 1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올림픽대로 노량대교 구간을 찾아가봤습니다. 도로사업소 측은 양방향 모두 도로 포장공사는 대부분 완료됐다고 설명했는데, 과연 상태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일부 구간은 올해 초, 오래된 곳이라고 해도 1년밖에 되지 않은 구간들인데 곳곳에 포트홀이 생겨 있는 것은 물론 균열에 이미 포트홀을 메운 것처럼 보이는 흔적도 상당수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현상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도로 표면에 하얗게 올라오는 ‘백태현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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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 건지 포장 전문가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부 문성호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더니 대번에 하는 말이 "방수층에 문제가 생긴 것 같네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교량 자체의 콘크리트 손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태현상은 이게 어디서 올라온 거예요. 바로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고 아까 말씀드린 거처럼 (교량 표면의) 시멘트 페이스트가 올라온 거니까 그거는 (물이) 침투됐다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일반 도로의 경우에는 아스팔트 포장을 할 때 바닥면에서 바로 아스팔트 포장이 들어가지만 교량은 좀 다릅니다. 다리 자체가 습기의 영향을 받아 노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아스팔트와 교량 표면 사이에 방수층이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8cm정도 되는 포장 두께에 얼마 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이 방수층이 제 역할을 해내야 새로 포장을 한 의미가 있습니다. 방수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상부의 물이 교량 자체의 콘크리트까지 손상 시키게 되고, 이 손상된 부분이 아스팔트 위로 올라와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백태현상이라는 겁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부분만 보수한다고해서 이미 침투된 물이 처리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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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라는 게 참 재밌는 게 침투력이 되게 강해요. 그래서 이 부분 보수만 해서 오래 갈 수 있을까도 약간 염려스럽거든요. 아시는 것처럼 우리 건물 방수하는 것도 되게 힘들잖아요. 근데 위에 방수 다 하는 데도 일부가 이제 손상 입으면 물이 들어와서 뭐 계속 밑에 주민들이 뭐 투서도 하고 컴플레인도 하고 그러잖아요. 윗집에다가 그런 거처럼 물이라는 게 참 쉽진 않더라고요."

외부 전문기관에까지 자문을 구해서 해당 구간을 면밀히 살펴봐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해결책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다 안 좋은 상태인데 특별하게 그 부분이 보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아주 운 좋게 그 부분만 이상이 있을 수 있고요 근데 결국은 이제 그 부분 통해서 전반적으로 한 번 봐야 되겠죠. 포장을 걷어내 봐서 방수층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 지 안 하는 지 살펴봐야 될 거 같고요.”

벌써 2년 동안 진행된 이 사업에는 지금까지 5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6년까지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더 투입될 예정입니다. 1년도 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예측되는 상태에서는 이 사업에 대한 많은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준공 이후에도 2년 동안의 하자보수 기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향후 낭비되는 추가 투입될 예산을 줄이고 더 오래 좋은 포장과 교량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면밀한 검사와 개선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포장한 지 1년도 안 됐는데…'누더기' 된 도로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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