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ML의지와 KIA의 현실적 고민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양현종(26)의 해외진출 의지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고민에 빠졌다.

이제 공이 KIA에게 넘어왔다. 22일 KBO를 통해 전해진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입찰) 결과를 두고 양현종이 “도전을 지원해달라”며 KIA에 공식요청을 했다.

해당 구단도 밝혀졌다. 미네소타 트윈스다. 23일(한국시간) 미네소타의 지역매체인 세인트폴 파이오니어 프레스의 미네소타 구단 담당 기자, 마이크 베라르디노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네소타가 한국 좌완 양현종의 포스팅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 아직 포스팅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KIA는 당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최고액 입찰금액과 응찰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선수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고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의지를 드러내면서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KIA가 기대치보다 낮은 포스팅금액을 수용할지 여부다 .

양현종의 의지는 확고하다. 양현종 측은 22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포스팅 금액은 KBO에서 KIA구단으로 통보됐다. 아쉽게도 포스팅 금액 자체는 만족스럽지 못한 금액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현종 측은 “양현종 선수는 구단측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추후에 KIA구단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양현종 선수와 구단이 협의할 예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KIA는 양현종의 해외진출을 수락하면서 “구단과 선수에게 모두 상식적인 수준의 포스팅 응찰액이 나와야 진출을 허락하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다만 ‘포스팅 금액 하한선’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동시에 확실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일본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은 허락하겠지만 일본은 명분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KIA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예상보다 떨어지는 포스팅 비용을 수락하면 구단은 명분과 실익 모두 놓칠 수 있다. KIA의 입장은 양현종을 놓치고 쉽지 않은 것이 더 솔직한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KIA는 양현종 없는 내년 마운드 구상을 꾸리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내년은 김기태 신임 감독의 취임 첫해로,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이자 팀의 스타인 양현종이 절실하다. 그렇다고 양현종의 진출을 막자니 여론이 고민이다. 김광현의 전례까지 감안하면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양현종은 확실한 도전을 택했다. 앞서 11일 양현종은 ‘제 1회 무쇠팔 최동원상’을 수상한 이후 “정말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포스팅을 허락해주셨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상관없이, 나이도 어린 만큼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해외진출을 추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양현종은 포스팅 비용과 관련한 해외진출 의지의 변화에 대해 “우선 중요한 것은 구단의 허락이다. 일단 나는 그 뜻을 받아서 열심히 하는 것 밖에 할 것이 없다”면서 “포스팅비용이 얼마든 간에 가서 내가 더 잘하게 되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도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두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포스팅비용이나 몸값이 낮을 경우 입지나 기회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양현종은 “그런 조건들은 일단 구단과 에이전트가 함께 결정할 부분이다. 나는 야구선수이니 야구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계약의 세부사항이나 수락 여부는 구단과 에이전트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구단에는 나의 도전의지를 확실히 말씀드렸다. 구단에서 허락해주실 것으로 믿고 있다”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자신의 말대로 기대치를 밑도는 포스팅금액에도 도전을 택했다. 양현종의 도전의지를 접한 KIA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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