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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현주의 일상 톡톡] 캐나다産 구스다운? "또 낚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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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게 산 구스(goose)다운, 알고보니 '덕(duck)다운'

세계일보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한 벌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고가 수입 패딩점퍼 대부분에 보온용 충전재로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이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다운 점퍼의 핵심 소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수입업체가 충전재의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8개 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총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의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 고가 수입 제품 16개 가운데 거위털을 사용한 제품은 4개뿐이었다고 밝혔다.

제품 가격이 300만원에 육박하는 몽클레르와 219만∼354만원의 에르노 브랜드 제품의 충전재에만 거위털이 쓰이고 있었다. 반면 캐나다구스나 파라점퍼스·CMFR·노비스·아이그너·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에는 오리털 충전재가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중량에 비해 볼륨감이 있다. 가격도 오리털보다 비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리털을 쓰는 제품도 수입 명품이라는 미명아래 최저 108만원에서 최고 270만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 아웃도어 브랜드, 충전재로 거위털 사용…혼합비율도 우수

반면 조사대상 9개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가격은 43만∼79만원으로 고가 수입 브랜드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오히려 충전재로는 비싼 거위털을 사용한 것이다. 보온성을 결정하는 충전재 혼합 비율면에서도 아웃도어 제품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우위에 있다.

통상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데,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CMFR과 노비스만 100% 솜털을 채웠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썼다. 캐나다구스나 아이그너·무스너클 브랜드는 오리털을 사용하는데다 깃털비율이 20%에 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노스페이스와 밀레만 깃털비율이 20%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솜털을 90%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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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만 아니라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CMFR과 노비스 2개 브랜드만 별도 태그로 원산지를 표시했고, 일부 브랜드는 수입 업체조차 충전재 원산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파라점퍼스는 본사가 이탈리아에 있지만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오리털도 중국산을 쓴다고 설명했다. 독일 브랜드인 아이그너는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충전재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못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밀레·컬럼비아는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반면 라푸마와 K2·디스커버리·네파·코오롱은 별도의 태그로 원산지를 밝혔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수입 고가 다운점퍼는 가격이 100만원이 훌쩍 넘는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충전재 원료와 혼합비율·원산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다운 점퍼 선택·관리 노하우

한편, 최근 차가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작년에 구입한 다운 점퍼를 옷장에서 꺼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1년간 장롱 안 옷걸이에 걸어 놓거나, 접어서 보관한 다운 점퍼는 다운이 아래로 쏠리거나 뭉치는 등 옷 모양이 변형되기 쉽다. 그렇다면 작년에 입었던 다운 점퍼, 어떻게 새것처럼 입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제대로 관리해서 새 옷처럼 오래 입기 위한 '다운 점퍼 선택과 관리 노하우'에 대해 알아본다.

다운 점퍼는 대부분 한번 구입하면 오랫동안 입게 되기 때문에 꼼꼼하게 따져서 선택해야 한다. 우선 자신의 아웃도어 활동 스타일과 구매 목적 등을 고려하자. 다운 점퍼의 길이나 겉감의 방수 기능, 발열 기술 적용 등 세부 사항 순으로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허리나 엉덩이·무릎까지 내려오는 다양한 길이는 추위를 타는 정도와 사용 목적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겨울철 눈과 비를 막기 위해 방수·발수 소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자체 개발한 신소재와 기술력을 다운 점퍼에 적용하는 추세다. 보온성을 위해 합성 충전재를 사용하거나,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체온을 다시 반사해 내부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다양한 발열 기술이 다운 점퍼에 적용되고 있다. 또 정전기 억제 기능을 더하기도 한다. 단시간에 고강도 아웃도어 활동을 즐긴다면 다운 점퍼의 기능성과 함께 재킷 부위 별 특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또 후드와 손목 부분의 디테일까지 신경 써, 칼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최상의 신체 컨디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출퇴근 등 일상생활이나 여행에서도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의 다운 점퍼 선택이 유리하다. 보온성은 물론, 세련되고 트렌디한 연출도 신경쓰자. 자신에게 적합한 다운 재킷을 선택한 이후에는 다운 점퍼를 오랫동안 새 옷처럼 입기 위한 관리와 보관 방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입고 난 직후에 바로 옷걸이에 거는 것보다 먼지와 습기를 제거하고 바람을 쐬어 각종 채취나 오염을 제거한 후 보관하면 오래 착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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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할 때는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자. 주머니에 넣어두거나 접어 보관하면 눌리면서 볼륨감이 적어지고 습기 때문에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이때는 신문지·제습제도 함께 넣어두는 것도 좋다. 지난해에 구입했다가 다시 입기 위해 장롱 안에 보관해 두었던 다운 점퍼의 볼륨이 줄었거나 다운이 아래로 쏠려서 옷 모양이 변했다면, 둘둘 말린 신문지나 가벼운 막대로 재킷 하반부에 뭉쳐있던 털을 살살 치면서 옷이 볼륨감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다운 점퍼는 드라이클리닝보다는 물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드라이클리닝은 솔벤트 성분이 깃털의 기름을 분해해 탄력과 복원력을 훼손시켜 결과적으로 다운 점퍼의 보온성을 낮추고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또 세탁을 자주 하게 되면 기존에 갖고 있는 보온성과 복원력 등의 기능이 점차 줄어든다. 따라서 너무 잦은 세탁보다는 손목이나 목 부분 등 때가 자주 타는 곳에 부분 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전체 세탁은 자주 착용한 경우에는 겨울 시즌이 끝난 후에 세탁하는 것이 좋으며 착용 횟수가 많지 않다면, 두 시즌에 한번 꼴로 세탁하는 것도 무방하다. 세탁하기 전 지퍼는 여미고 후드는 분리해 가급적 옷의 외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세탁한다. 세탁은 제품 태그(Tag)에 나와 있는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일반적으로는 중성세제나 다운전용 세제를 사용해 오염된 부위를 가볍게 주물러 세탁한 후 깨끗한 물에 충분히 헹군다.

업계 관계자는 “가볍게 탈수한 후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오래 말리고 두드려 뭉친 털을 풀어줘야 한다”며 “외관상 건조가 된 것처럼 보여도 솜털은 수분을 머금고 있는 경우가 있어 충분한 건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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