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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현주의 일상 톡톡]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생수값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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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시판중인 생수의 미네랄 함량이 비슷한데도 회사별로 가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시판중인 25개 생수(먹는샘물·먹는해양심층수)의 미네랄(칼슘·칼륨·나트륨·마그네슘) 함량과 가격을 비교한 결과, 수원지가 같은 11개 제품의 가격은 실제 미네랄 함량과 관계없이 판매원에 따라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수원지가 충북 청원군 미원면 성대리인 '롯데 아이시스 8.0'과 '홈플러스 맑은샘물'의 미네랄 함량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가격은 1.4배 차이 났다. 두 제품 모두 씨에이치음료가 생산한다. 구체적으로 나트륨은 홈플러스 맑은샘물이 2.38㎎/ℓ, 롯데 아이시스 8.0이 2.1㎎/ℓ, 마그네슘은 각각 5.37㎎/ℓ과 5.45㎎/ℓ, 칼륨은 0.82㎎/ℓ와 0.88㎎/ℓ, 칼슘은 10.28㎎/ℓ과 10.67㎎/ℓ이었으나 가격은 홈플러스 맑은샘물이 100㎖당 27.0원, 롯데 아이시스 8.0이 38.5원이었다. 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제조사 해태음료)가 수원지인 '이마트 봉평샘물 640'은 '강원 평창수'보다 미네랄 함량은 더 높고, 가격도 1.4배 비쌌다.

아울러 수원지가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두현리(백학음료 제조)인 '롯데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 '초이스엘 샘물', '함박웃음 맑은샘물'도 미네랄 함량은 비슷했지만 가격은 롯데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에 비해 함박웃음 맑은샘물이 1.3배, 초이스엘 샘물은 1.6배 비쌌다. 수원지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화동로(제조사 풀무원샘물)인 '네슬레 퓨어라이프'와 '풀무원 샘물', 강원도 속초시 외옹치(제조사 글로벌심층수)인 '미네워터'와 '딥스'도 제품 간 미네랄 함량 차이보다 가격 차가 더 컸다.

◆ 수입생수 가격, 국산보다 평균 5.7배 높아

또한 전체 시험 대상 25개 제품 중 4개 제품은 미네랄 함량이 제품 표시 값에 미치지 못했고, 1개 제품은 표시 값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생물 시험에서는 '하늘어린' 제품을 제외한 24개 제품이 '먹는물 수질 공정시험 기준'에 적합했고, 유해영향 유기·무기물질 시험에서는 25개 제품 모두 규격에 적합했다.

이와 함께 수입 생수와 국산 생수의 가격을 비교했더니 수입 생수 중 국산 브랜드인 '백산수'를 제외한 '볼빅', '에비앙', '피지워터'의 평균 가격(218원)이 국산 제품(38원)보다 5.7배 높았다. 브랜드별 가격은 피지워터가 100㎖당 350.0원으로 가장 비쌌고, 다음으로 ▲에비앙 160.0원 ▲볼빅 143.3원 ▲백산수 55.0원 순이었다. 미네랄 함량은 국산 브랜드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2.10∼18.50㎎/ℓ, 마그네슘은 0.44∼6.25㎎/ℓ, 칼륨은 0.25∼2.62㎎/ℓ, 칼슘은 2.90∼24.95㎎/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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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입 브랜드는 ▲나트륨 함량이 8.25∼17.98㎎/ℓ ▲마그네슘은 4.11∼26.56㎎/ℓ ▲칼륨은 1.20∼6.85㎎/ℓ ▲칼슘은 3.50∼69.13㎎/ℓ로 국산 브랜드보다 함량은 평균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생수 구입 시 수원지, 성분 표시사항, 유통기한, 가격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오늘 물 좋네"…좋은 水 선택법

한편, ‘좋은 먹는 물’의 기준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물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물로 이미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제는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면까지 생각해야 할 시대가 됐다. 세계일보가 최근 물 전문가 10인에게 어떤 물이 ‘좋은 먹는 물’인지 평가를 의뢰한 결과 수돗물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환경부·수자원공사와 정수기·먹는샘물 업체로부터 고루 추천 받았다.

평가를 분석한 결과 수돗물이 250점 만점에 199.5점을 받았다. 이어 ▲약수 186점 ▲먹는샘물 174.3점 ▲정수기물 167점의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수돗물을 끓이거나 정수하지 않고 그냥 마시는 비율이 5.3%에 불과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돗물은 맛있는 물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경제적인 물 1위, 건강·안전·환경친화적인 물 3가지 기준에서 각각 2위에 올랐다.

평가기준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안전한 물, 건강한 물, 맛있는 물, 경제적인 물, 환경친화적인 물 등 5가지로 선정했다. 평가 대상은 우리 국민이 많이 먹는 물의 형태인 수돗물과 정수기물, 먹는샘물(생수), 약수로 했다. 환경부가 지난해 실시한 음용률(복수응답)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 55.2% ▲정수기물 46.4% ▲먹는샘물 15.1% ▲약수·지하수·우물물 4.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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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별로 보면 안전한 물 항목에서는 먹는샘물이 5점 만점에 평균 4.3점, 수돗물이 4.2점으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건강한 물로는 먹는샘물이 4.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어 수돗물·정수기물·약수의 순이었다. 맛있는 물에서는 먹는샘물이 1위, 수돗물이 최하위였다. 경제적인 물과 환경친화적인 물 항목에서는 수돗물과 약수가 각각 4점대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정수기물과 먹는샘물은 나란히 2점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칼슘이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은 노화작용을 하는 활성산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며 "풍부한 미네랄이 균형 있게 들어간 생수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수의 수원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같은 브랜드의 생수인데도 여러 수원지를 두는 곳이 있는데, 이는 품질이 다른 물을 같은 가격을 주고 사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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