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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설치없이 사용하는 ‘웹오피스’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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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노동균] 과거에는 오피스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 CD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때문에 100대의 PC를 보유한 사무실에서는 이들 PC에 모두 CD를 넣고 인스톨하는 수고를 거쳐야 각 PC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CD 사용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노트북은 물론 데스크톱 PC에도 CD를 읽을 수 있는 광학 디스크 드라이브(ODD)가 기본 탑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기존 패키지 방식의 배포 대신 온라인 다운로드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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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프로그램 설치없이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웹브라우저를 통해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웹오피스’까지 등장했다. PC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 업무를 수행하고자 하는 요구에 시장이 적극 부응한 셈이다. 발전소에서 개별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듯, 대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개별 PC에서 공급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트렌드와도 무관치 않다.

웹브라우저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개념이 와닿지 않는다면, 우리가 평소 자주 사용하는 메일 서비스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웹메일 또한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도 마치 PC 프로그램처럼 동작한다. 메일을 작성할 때 사용되는 편집기도 PC용 오피스에 비하면 기능은 다소 부족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충실히 갖추고 있다.

웹오피스도 메일처럼 대개 가입돼 있는 웹오피스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만 하면 사용 가능하다.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PC에서는 물론, 모바일 기기에서 앱 형태로도 사용 가능하다. 매번 새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패치나 업데이트를 해줄 필요 없이 항상 최신의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프로그램 설치가 없는 만큼 작업한 문서 저장도 내 PC나 보조저장장치가 아닌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활용한다. 중요한 문서를 분실할 위험도 없고, 출장 때 가져가야 할 중요한 파일을 깜빡하고 두고 오는 일도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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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독스에서 스프레드시트 문서를 생성한 모습. 기본 기능은 설치형 오피스와 대동소이하다.

현재 잘 알려진 웹오피스는 대부분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으나, 대신 클라우드 저장소의 기본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최근에는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테라바이트(TB) 수준을 넘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용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사용자들과의 공유와 협업 기능도 웹오피스만의 강점이다. 구성원들 모두가 각자의 PC에 동일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여러 명의 사용자들이 한 문서를 보면서 동시에 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렇게 편집된 문서는 자동으로 실시간 저장돼 작업의 연속성을 유지해준다.

이렇게 편리한 웹오피스지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일부 웹오피스 서비스에서는 오프라인에서도 작업을 이어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기능에 불과하다.

아울러 인터넷 환경에서 따라 반응속도가 다소 느릴 수 있고, 기능 면에서도 설치형 오피스에 비해 고급 기능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보안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서를 원격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보관하기 꺼려하는 사용자라면 웹오피스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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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원드라이브에서도 연계되는 오피스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문서를 생성할 수 있다.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웹오피스로는 구글과 MS가 각각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 독스’와 ‘오피스 온라인’이 대표적이다. 두 업체 모두 자사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구글 드라이브’ 및 ‘원드라이브’와 연계해 웹오피스 문서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한글과컴퓨터의 ‘씽크프리 온라인’과 네이버의 ‘네이버 오피스’를 꼽을 수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씽크프리 온라인을 개선한 HTML5 기반의 새로운 웹 오피스 ‘넷피스’를 내년 상반기 공식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 오피스는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답게 자사의 메일, 블로그, 카페 등과 통합된 서비스 활용이 강점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17년 전체 오피스 사용자의 1/3이 웹오피스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나아가 오는 2022년에는 웹오피스 사용률이 설치형을 넘어 전체의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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