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MB정권 풍운아 정두언 돌아오나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죄 최종 확정… 정치활동 본격화 예고

여당 내 야당·개혁파 구심점 역할 관측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됐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57·서울 서대문을·사진)이 21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명박 정부 대주주에서 외곽으로 밀려난 뒤 비리 혐의로 정치적 사망선고까지 받았던 그가 최종적으로 ‘결백’을 입증한 것이다. 친이계 초·재선 의원들의 ‘형’ 격인 그의 행보는 여당 내부에 긴장감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

정 의원은 지난해 1월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후 꼬박 10개월간 수감 생활을 하고 만기출소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기사회생’했고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 2년 반 고난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면서 “억울하기는커녕 모든 게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날 나는 너무 교만했다. 남을 비판하면서 솔직히 경멸하고 증오했다”며 “법으로는 무죄이지만 인생살이에서는 무죄가 아니라는 걸 안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러면서 “국민들 입장에서 반드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 하지만 경멸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권 일등 공신에서 감옥살이까지 추락하며 느낀 상심을 딛고 재기하겠다는 다짐 성격이었다.

출소 이후 지난 1년간 자중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정치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의원은 서울 지역 새누리당 의원 16명 가운데 이재오 의원(5선) 다음으로 다선(3선)이다.

‘여당 내 야당’ ‘개혁파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박 대항마’로서 김무성 대표에게 기대했던 ‘수평적 당·청 관계’는 여당에서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권 후반기로 가면서 정 의원이 쇄신파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당 쇄신을 요구하며 2011년 탈당했던 대표적 소장파인 정태근 전 의원 등 ‘동조 세력’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정 전 의원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과 별도로 선거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최근 서울 성북갑 조직위원장에 응모했다.

친이계 내에서 적대적으로 맞섰던 이상득 전 의원이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향하고 있는 야당의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사업) 국정조사’ 요구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이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