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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우크라, 겉으론 휴전 속으론 타오르는 전운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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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동부지역 한 주택의 모습. 벽의 탄흔이 전투가 치열했음을 나타낸다.©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가 미국과 러시아 양강의 군비지원 경쟁 본격화로 인해 다시 전운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 확대 방침을 정했다.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방문에서 박격포 탐지 레이더, 험비 등이 포함된 비살상 무기 지원 방안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백악관이 약속한 5300만 달러(약 588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실질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친러 분리주의 반군 또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군비를 늘리고 있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를 감시 중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따르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는 이달 초 러시아의 병력과 군사물자가 대거 유입됐다.

군사물자에는 이동식 레이더 등 탐지장비는 물론 탱크, 대공포, 122㎜ 곡사포 등 중화기도 포함돼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군비를 이송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도 상당수의 병력을 포진시킨 상태다.

반군은 러시아의 병기 지원을 자랑하듯 이후 도네츠크에서 최근 한 달 새 가장 큰 규모의 포격전을 벌였다.

때문에 이번 미군의 지원 확대에 힘입은 정부군이 반군에 반격할 채비를 갖춘다면 지난 교전보다 더 큰 규모의 전투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월 미국 방문에서 "지원해준 담요만으로는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불만을 염두에 둔 듯 반군의 포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탐지 레이더와 높은 기동 타격능력을 지닌 고기동 다목적차량 험비가 지원 품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험비는 경사각 60도, 46㎝ 높이 수직장애물, 76㎝ 깊이 참호를 지날 수 있는 기동능력은 물론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 MG50 중기관총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미국이 아직 살상무기 지원을 배제하지 않은 점도 변수이다.

토니 블링큰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미국의 지원이 강화된다면 러시아의 반군 지원이 약화될 것이다. 살상무기 지원에 대해서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추후 상황에 따라 공격무기를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야당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비살상무기만을 지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의 연속이다. 살상무기를 든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살상무기가 필요하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블링큰 부보좌관의 예상과 달리 미국의 지원 강화 시 맞대응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알렉산더 루카셰비치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지원 정책 변경이 힘의 균형을 깨뜨려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힘의 균형을 명분으로 추가적인 군사지원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라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펼쳐질 수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4월 본격화 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18일 기준 4317명이다.

우려할 부분은 이 중 957명이 정부군과 반군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휴전에 합의한 지난 9월 5일 이후 목숨을 잃었다는 점이다. 휴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13명씩 사망한 셈이다.

같은 기간 발생한 피난민은 19만1340명으로 4월 이후 총 피난민 수의 40%에 달한다.

이미 무늬만 휴전상태인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미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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