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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치킨 게임' FA, A급 협상은 50억원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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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제임스 딘이 주인공을 맡았던 1955년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이 위험하고 짜릿한 자동차 놀이를 했다. 바로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다.

이 게임은 규칙이 굉장히 단순하지만 생명을 담보한 아슬아슬한 게임이다. 두 명이 자동차를 타고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승패가 결정난다. 마주보는 자동차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다가 충돌 바로 직전 먼저 자동차 핸들을 꺾는 자는 '겁쟁이'(chicken)로 낙인 찍힌다.

'치킨 게임'에서 이기려고 핸들을 꺾지 않으면 정면 충돌해 둘 다 죽는다. 한 명이 꺾으면 목숨은 챙기지만 겁쟁이가 돼 체면을 구긴다. 둘 다 피하면 승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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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외야수 기본 몸값이 50억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FA 시장이 더욱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 News1 DB


3년 전부터 프로야구 FA 시장에서 'A급' 선수들의 몸값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치킨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2011년 넥센은 이택근을 4년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고, 2012년 KIA도 김주찬과 4년간 50억원, 한화가 지난해 이용규와 총 67억원에 계약했다. 이종욱도 총 50억원을 받고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쓸만한 외야수 FA도 협상 기본액은 50억원이 됐다. 자연스레내야수, 포수, 투수 FA들의 몸값도 수직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선 KT도 지갑을 열면서 10개 구단이 선수 영입전에 나섰다. 신생팀인 만큼 첫 해부터 과감한 투자를 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FA 역사상 최다인 19명이 시장에 나왔다. 몸값 인플레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몸값은 상대적이다. 기록과 기대치, 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기준이 하나 더 있다. '선배'들이 얼만큼 받았는지에 대한 ‘관행’이다.

이번에는 국가대표 출신 중견수 김강민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수 모두 능한 외야수다. 올 시즌 113경기에서 타율 0.302, 16홈런 82타점 32도루를 올렸다. 통산 13년 동안 1015경기에 나가 타율 0.281와 70홈런 385타점 142도루를 기록했다.

수비도 좋다. 타구 판단, 송구 능력, 수비 범위 모두 준수한 중견수다. 50억 원을 받았던 이종욱이나 김주찬, 이택근 등과 견줘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LG 박용택도 재자격 선수지만 올해 124경기에 나가 타율 0.343와 159안타 73타점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기대해 볼 만하다. 통산 13시즌 동안 15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와 152홈런 796타점 284도루를 기록하는 등 공격 능력은 최상급이다.

구단이 필요한 선수에 한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FA 몸값만 펄쩍 뛰어오르는 것은 문제다.

10개 구단이 FA들과 '치킨 게임'을 할 경우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선수들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시장 규모에 비해 선수들의 인건비 부담만 지나치게 오르는 등 프로야구의 균형적인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FA 시장에서 벌어진 '치킨 게임'은 핸들을 꺾지 않고 더욱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FA들은 20일부터 2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우선 협상에 들어간다. 오는 27일부터 12월3일까지는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12월4일부터 다음해 1월15일까지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그래도 계약하지 못하면 다시 FA로 공시된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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