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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민은 밥도 못 먹는데 최룡해는 금시계 찼다" 중국 네티즌들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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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와 회담엔 1시간 지각

한국일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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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중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고가로 보이는 금시계를 한 장면(사진)이 포착돼 중국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최 비서가 외교 관례에 어긋한 행동을 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보도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의 인터넷판인 중국청년망과 홍콩의 봉황TV 등은 21일 최룡해 특사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번쩍이는 금시계를 차고 나왔다고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확대해 전했다. 이에 대해 ‘번쓰다수’라는 아이디를 쓰는 중국 네티즌은 “북한 인민들은 밥도 못 먹는데 북한 지도자는 아직도 저런 고가의 시계를 차고 다닌단 말이냐”는 댓글을 올렸다. ‘룽런충스거’란 네티즌도 “최 비서는 탐관인가”라고 물었다. ‘난위안위안’도 “스스로 부끄러운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교통사고 참사 현장에서 한 공무원이 명품 시계를 찬 채 거드름을 피우다가 네티즌에게서 ‘뱌오거’ (表哥ㆍ시계 형님)로 비판을 받은 뒤 결국 징역 14년형에 처해졌다. 이후 고가의 시계는 공무원 부패의 대명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또 최 특사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전하며 최 비서가 외교 관례를 무시한 행동을 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국청년망은 “외교관례에 따르면 러시아가 이번 회담의 주인인 만큼 먼저 발언을 하는 것이 맞는데도 손님인 최 비서가 대표단을 먼저 소개하며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며 “이 때문에 러시아가 깜짝 놀라며 주객이 전도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최 비서가 이날 회담에 1시간이나 지각을 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 네티즌 반응과 관영 매체의 태도는 북중 관계가 그 만큼 악화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마치 중국은 따돌린 채 일본에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데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속내가 반영된 게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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