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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화 지옥훈련, 이제 안 쓰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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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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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고백하건데…, 사실 쓰는 입장에서도 좀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 10월29일부터 계속된 한화 가을 캠프. ‘지옥 훈련’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김성근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은 연일 사람들에게 신기함과 놀라움 등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제 캠프도 종반을 향해 가는 상황. ‘한화 훈련량이 이 만큼이나 된다’는 기사는 자칫 며칠 전 듣고 본 이야기와 겹치는 기분까지 들게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혼자 듣고 끝내기엔 아쉬운 이야기가 있어 ‘진부함을 무릅쓰고’ 전해보려 한다.

한화 캠프에서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훈련이 일찍 끝난다. 1차 훈련이 끝나는 시간은 보통 오후 3시. 그러나 훈련장에서 할 일이 끝났다고 고달픈 일과까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트레이닝 파트 코치들에게 지목된 선수들은 고친다 구장에서 숙소까지 러닝(틈틈이 구보)을 해야 한다.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다.

고된 일정을 끝낸 뒤 가야 하는 길이기에 발걸음은 더 무겁다. 하지만 “100kg 넘는 선수가 이렇게 많은 팀은 처음 봤다”는 김성근 감독의 불호령은 대다수 투수들을 러닝 복귀조에 포함시키도록 만들었다.

21일 오후 3시. 뛰어가는 선수들과 버스에 타는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되는 시간. 최고참 임경완이 가장 불쌍한(?) 선수 한 명을 추천했다. NC 신고 선수를 거쳐 올 시즌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기현이 주인공.

김기현은 김 감독으로부터 “좋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지나치게 뚱뚱하다”고 지목된 가장 대표적인 선수다. 임경완은 그런 김기현을 이렇게 소개했다.

“지금까지 캠프 시작하고 한 번도 버스를 못 타본 선수 입니다.” 그러자 안영명이 한 마디를 보탰다. “너 이제 그러다 이제 버스타면 멀미 하는 거 아니냐?” 웃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선수들의 힘 없는 미소가 스쳐갔다.

그 때 마지막 결정적 한 방이 터졌다. “넌 그래도 아침엔 버스 타잖아.”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넨 선수는 첫 훈련 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넌 몸이 공 같다”는 말을 들었던 윤근영이었다. 그는 그날 이후 아침 저녁으로 차 타고 이동하는 선수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김기현도 윤근영도 이젠 제법 턱선이 살아난 날렵한 얼굴의 소유자가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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