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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오세훈의 어떤가요] '감성 변태'들의 발라드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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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십센치(왼쪽)와 유희열의 토이가 음원 차트에서 나란히 1,2위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DB, 안테나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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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사람들의 마음을 후벼 파는 가수들이 있다. 쉽게 꺼내기 힘든 민감한 비밀부터 누구라도 제발 알아줬으면 하는 하소연까지 구구절절 노래에 담는다. 마치 우리들의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알게 된 이야기에 멜로디를 붙인 것 같은 노래가 가을과 겨울이 되면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진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가수들을 종종 '감성 변태'라 부르고 있다.

'감성 변태'의 선두주자 토이 유희열(43)은 그 세가 막강하다. 토이는 지난 18일 정규 7집 '다 카포'(Dz Capo)를 발매하자마자 타이틀곡 '세 사람'으로 9개 음원 차트를 석권하고 수록곡으로 2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싹쓸이 하는 차트 줄 세우기에 성공했다.

유희열은 과거 토이·라디오 DJ시절부터 현재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진행자로 활동하는 내내 대중의 감성을 후벼 파는 노래와 코멘트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비단 유희열뿐만이 아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부터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까지는 유달리 남성 발라드 가수들의 노래가 더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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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 권정열 윤철종(왼쪽부터)이 남자의 '찌질'한 감성과 야한 노랫말, 끈적거리는 창법으로 인디 신을 넘어 일반 대중가요팬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얻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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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은 물론 직설적인 화법까지 '변태'스러운 십센치(권정열 윤철종)는 농밀한 언어로 이루어진 야한 가사와 끈적거리는 창법으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사랑 앞에 지질한 남성들의 심리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며 여성 팬들에 이어 남성 팬들로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다. 토이보다 하루 늦게 정규 3집 '3.0'을 발매한 십센치는 토이와 나란히 차트 최상위권을 점령하며 '감성 변태'들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들보다 앞서 가수 김동률(40)이 오랜만에 컴백해 타이틀곡 '그게 나야'로 음원 차트를 통일했다. 김동률은 세련되고 정갈한 표현법으로 올가을 음악 팬들의 귀와 감성을 적셨다.

발라드 전사들의 공습은 쉬지 않고 계속된다. 김동률이 가을을 공략하고, 토이와 십센치가 초겨울을 노렸다면 혹한기는 김범수(35) 박효신(33) 성시경(35)의 몫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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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범수 박효신 성시경(왼쪽부터)이 11월과 12월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감성 발라드로 음악 팬들을 만난다.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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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와 십센치의 바통을 건네받을 김범수는 20일 밤 12시에 3년 만에 정규 8집 '힘'(HIM)을 발매했다. 가창력에 있어 이견이 없는 그는 직접 프로듀싱과 앨범 제작에 나서며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했고 어머니의 '집밥'을 그리워하는 현대인들의 쓸쓸한 감정을 애절하게 담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앨범을 발매하는 박효신은 오는 24일 싱글 '해피투게더'를 발표한다. 지난 3월 자신의 처지를 반영한 곡 '야생화'를 발표해 차트를 흔든 그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녹인 곡으로 얼어붙은 팬들의 마음을 안아줄 전망이다.

목소리 하나로 가요계를 정리한 성시경은 3년 만에 스페셜 앨범을 발매한다. 2011년 9월 발표한 7집 '처음' 이후 약 3년 만이다. 앞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를 리메이크하고 토이의 '세 사람'의 객원 보컬로 존재감을 알려왔기에 팬들의 기대는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동안 발라드는 가을과 겨울에 한정됐다. 아무래도 기온이 떨어지면 따뜻한 감성의 노래를 찾게 되는 계절 요인이 크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도 믿고 듣는 발라더들이 생겨나고 그들이 전하는 '변태 감성'에 매료된 이들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원하는 것도 요즘 트렌드다.

날씨가 추우면 목도리와 장갑으로 체온을 유지하듯, 마음이 차가워질 때면 귀신에게 홀리듯 '감성 변태' 뮤지션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런데 왜 여성 발라드 가수들은 계절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걸까.

◆ 토이 7집 타이틀곡 '세 사람' 뮤직에세이(http://youtu.be/4Pax5vCQb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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