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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故 신해철, 사전의료의향서 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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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국윤진기자 = 지난 27일 '마왕'으로 불리던 가수 신해철이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하면서 그를 아끼던 가족과 동료가수를 비롯한 음악팬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언장을 쓰는 등 죽음을 잘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故 신해철과 같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에 미처 대비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사전의료의향서 등 죽음을 미리 준비하고 죽음에 대해 성찰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건열 전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1일 서울 파이낸스센터에서 '의사들, 죽음을 말하다'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환자에게 병을 감추려 하는 등 의료진ㆍ가족ㆍ환자 간 소통이 부재하다"며 "이런 식으로라면 쫓기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은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현실에서는 허겁지겁 죽음을 당하고, 병원에서는 존엄을 찾아볼 수 없는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다"며 "죽음을 자주 접하는 의사들조차 죽음에 대해 잘 모른다. 의사와 일반인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라고 말했다.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했던 의사 3명이 죽음 교육, 사후세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 ‘의사, 죽음을 말하다’에는 ▲연명치료와 완화의료, 안락사와 존엄사 등 의료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는 죽음 ▲근사체험 등 죽음의 순간 ▲의식의 체외이탈과 윤회 등 사후세계 ▲죽음을 알게 된 사람들의 삶의 변화 등이 소개돼 있다.

김건일 교수는 의료현장에서의 소통 부재와 더불어 지난 1997년에 일어난 '보라매병원 사건'을 예로 들며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연명 치료를 진행하는 것도 사회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보라매병원 사건'은 의식이 없는 중증 환자가 보호자의 요구에 따라 퇴원한 뒤 5분만에 사망한 사건으로, 존엄사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그 대안으로 저자들은 '사전의료의향서'를 제안했다.

사전의료의향서란 환자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때 시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치료에 관해 미리 의사를 밝히고 기록한 문서로,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방지하고 가족과 사회에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자 고안돼 현재 미국ㆍ대만ㆍ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법제화돼 있다.

또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근사체험, 죽음 이후의 삶, 윤회와 같은 사후세계에 대해 종교적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해 흥미를 끌고 있다.

정현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건강할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며 "죽음을 벽이 아니라 다른 차원으로 갈 수 있는 문이라고 인식하고 준비하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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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kpang@newsis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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