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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현직 美국방장관도 비판 가세한 '오바마 중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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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글, 라이스 보좌관에 메모

"시리아 알아사드 독재 묵인 땐 IS 격퇴 작전 실패할 것"

조선일보

헤이글 국방장관(왼쪽), 라이스 안보보좌관.


척 헤이글(68) 미국 국방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전략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이 최근 회고록에서 오바마의 중동 정책을 비판한 데 이어, 현직 장관까지 가세한 것이다.

CNN과 뉴욕타임스는 30일 "헤이글 장관이 이달 초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전략을 비판하는 내용의 메모를 그의 최측근인 수전 라이스(49)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냈다"며 "A4용지 2장 분량의 메모에서 헤이글 장관은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어떻게 할지 명확하게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이 실패할 수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의 축출을 추진했으나 IS 공습 와중엔 묵인하는 모양새다. IS 공격이 알아사드 정권만 탄탄하게 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패네타 전 장관은 앞서 "'이라크가 종파·민족별로 사분오열된 상태에서 미국이 손을 떼면 테러리스트의 천국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는데, 오바마가 철군을 고집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장을 도와준 꼴이 됐다"고 했었다.

헤이글 장관은 에볼라와 관련해서도 백악관의 '21일 강제 격리 불가' 방침과 달리, 최근 서(西)아프리카에 파견됐다 귀환하는 군인들을 사실상 격리하기로 했다.

한편 존 케리 국무장관도 라이스 보좌관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의 정책 입안과 집행 과정에 백악관 참모들이 지나치게 개입하면서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시기까지 놓치곤 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IS 대응 실패를 그 예로 들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오바마 중동 정책에 "원칙이 없다"고 비판했었다.

정부 내에서 잡음이 많아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안보 라인 전체를 물갈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케리나 헤이글 장관 같은 거물급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레임덕으로 접어드는 백악관에 들어오려는 전문가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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