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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부르키나파소 ‘27년 장기집권’ 독재자 끝내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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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27년 동안 장기집권한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거센 연임반대 시위에 이은 군부 쿠데타로 끝내 축출됐다. 그 자신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콩파오레 대통령은 끝내 군에 의해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콩파오레는 31일 부르키나파소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며 90일 안에 선거를 치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앞서 부르키나파소 군 관계자는 이날 수만명의 시위대 앞에서 “콩파오레는 더 이상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군 출신인 콩파오레는 1987년 쿠데타를 일으켜 전임 대통령인 토마스 상카라를 살해하고 정권을 잡았다. 1991년 야당의 불참 속에 진행된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 이후 헌법 개정 등을 통해 잇따라 4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현행 헌법에 따르면 5연임이 불가능해 내년에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콩파오레는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개헌을 추진했고, 결국 장기집권에 지친 시민들이 들고일어났다.

반정부 시위는 의회가 개헌안을 표결에 부치려고 한 30일 정점으로 치달았다. 시위대는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당에 몰려가 불을 지르고, 방송국을 장악하는 한편 대통령궁을 습격하기도 했다. 정부 대변인은 시위대에 못 이기고 결국 “헌법개정안을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에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그 틈을 타 군부가 나섰다. 군부는 정부와 의회를 해산하고 “1년 안에 선거를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콩파오레 대통령은 “1년 후 과도체제가 끝날 때까지 정부를 이끌겠다”며 사임을 사실상 거부했다. 시위대와 야권은 이 계획에 반발하며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군부의 통행금지 조치에도 시위대는 다시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결국 콩파오레는 27년 만에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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