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감동의 ‘양상문 매직’…기적은 ‘174일’에 멈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질주가 멈췄다. ‘양상문 매직’은 플레이오프(PO) 4차전까지였다. 그러나 174일의 드라마는 기적이었다.

지난 5월11일. 최하위에서 표류하던 LG는 양상문 감독의 지휘봉에 반전 드라마를 연주했다. 최하위에서 4위로 극적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 LG의 거침없는 질주에는 브레이크가 없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올라온 LG는 준PO에서 NC 다이노스를 3승1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4할 승률 팀 PO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잠실구장은 유광점퍼를 입은 만원관중이 운집했다. LG 팬들의 열광적인 노란 물결의 파도타기와 육성 응원은 진풍경이었다.

매일경제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환호하는 LG 팬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한국시리즈 문턱을 앞둔 넥센 히어로즈와의 PO. LG는 목동 원정에서 1승1패를 거둔 뒤 잠실 안방으로 돌아왔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2위 넥센의 힘은 강했다. 2위의 저력이었다.

LG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PO 4차전서 넥센에 2-12로 완패했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한 LG는 시리즈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4회까지 2-2로 동점을 만들며 또 한 번의 반전을 기대하게 했으나 5회초 넥센 김민성의 3점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LG는 선발 요원 우규민을 불펜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경기 막판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7회초 강정호의 쐐기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양상문 매직’도, LG의 ‘가을 기적’ 드라마도 막을 내렸다. 그러나 LG가 올 시즌 보여준 반전의 역사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지난해 11년만의 가을야구를 경험한 LG는 시즌 초반 김기태 전 감독(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돌연 자진사퇴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LG는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확 달라졌다. 한 계단씩 밟고 올라선 LG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고 마음껏 축제를 즐겼다.

LG는 PO 4차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승부가 기운 뒤에도 응원의 목소리를 점점 높였고, 경기 종료 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고개 숙인 LG 선수들을 향해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적은 이뤄내지 못했으나 올해 가을야구 주인공은 LG였다. 어두운 표정을 지우고 웃어도 되는 감동 시즌이었다.

LG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사연 많은 올 시즌을 마감했다. 외국인선수 브래드 스나이더는 끝까지 '무적 LG'를 외치는 홈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LG 팬들은 경기를 마친 뒤 "양상문! 양상문!"을 외쳤다.

매일경제

LG 트윈스 선수들이 패배를 당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