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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수능 세계지리 오류’ 피해 학생들, 어떻게 구제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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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8번 문항 오답자’ 1만8884명, 원점수 3점씩 상승

교육부, TF 구성해 11월 중순까지 구체 방안 마련

전문가 “실제로 구제될 학생 많아도 수백명 이하”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모두 정답 처리하기로 해, 이 문제 탓에 대학입시에서 피해를 본 학생들은 ‘소송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구제를 받게 됐다.

■ 누가 구제 대상인가? 교육부는 31일 정답이 없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모두 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세계지리에 응시한 3만7685명 가운데 오답자였던 1만8884명의 원점수가 3점씩 상승한다. 평가원은 이에 따라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다시 산출해 학생들과 대학에 통보한다. 수시 불합격자 가운데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 탓에 낙방했으나, 세계지리 등급 상승으로 이를 충족하게 된 학생은 추가 합격 대상이 된다. 세계지리 등급이 오르는 학생은 대략 4800여명 선으로 예상된다. 정시에서는 세계지리 등급이나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가 상승해 합격 점수를 넘는 학생이 구제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정답자가 늘게 돼 실제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는 별로 오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수능 오류 소송을 이끈 박대훈 전 이비에스(EBS) 강사는 31일 “모든 학생의 점수를 재산정할 것이 아니라 오답 처리된 학생들 점수만 그냥 올려줘야 한다. 2008년 물리Ⅱ 복수정답 사태 때도 그런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합격 여부는 전형을 다시 진행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몇명이 구제될지 지금으로선 정확히 알기 어렵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기준은 합격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서울 소재 대학 등 주요 대학만 해당될 가능성이 크고 실질적으로 구제 가능한 학생은 대략 수십명 선이고 많아도 수백명 이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언제, 어떻게 구제받나? 교육부는 점수 재산정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11월 중순께야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재채점 결과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급이 오른 학생들이 불합격한 대학에 이의신청을 할 경우 대학에서는 새 점수를 가지고 학생들의 합격·불합격 여부를 가린다. 다만 지난해 정답 처리된 학생들의 합격이 취소되는 일은 없다.

교육부는 추가 합격생들이 내년 3월 해당 대학에 ‘정원 외’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3월 차선으로 다른 대학에 입학해 1년을 이수한 학생들은 2학년으로 편입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남은 절차는? 교육부는 평가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 등과 함께 전문가협의기구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운영해 11월 중순까지 세부적인 피해 구제 방안을 만든다. 여기서 구체적인 전형 일정과 방식, 합격자 통지 방식을 협의해 결정한다. 교육부는 국회와 논의해 2월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국감 때 국회 입장도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라며 “법 제정 전부터 특별법 제정을 전제로 행정절차를 모두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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