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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신분열증 앓던 남성, 1억 6천만원 하수구에 내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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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차례나 돈 버리려 해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노컷뉴스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어떤 남자가 돈과 은행 카드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갔어요!"

지난 29일 12시 20분쯤, 서울 도봉1파출소에 황당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 도봉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50대 남성이 카드로 389만원을 인출한 뒤 곧장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이를 버리고 나갔다는 것.

경찰은 오후 3시쯤 은행 협조를 통해 인출자 김 모(52) 씨를 확인해 김 씨에게 현금 전액을 돌려주면서 '첫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50여분 뒤 "하수관에서 지폐가 타고 있어 불을 껐다"는 또 다른 황당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50대 남성이 라이터로 돈을 태우고 있어서 이를 말리자 태우던 돈을 하수구에 버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현장에서 수습된 돈은 379만원, 돈을 태우던 남성의 인상착의가 김 씨와 일치했다.

경찰이 김 씨의 주소지로 찾아가자 김 씨는 "내가 돈을 태웠다"고 인정했다.

연락이 닿은 김 씨 동생은 경찰로부터 돈을 수령하면서 "형이 5년 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7시쯤 이번에는 김 씨의 동생으로부터 "형이 은행에서 1억 6,000만원을 찾은 통장기록이 있는데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김 씨가 사는 고시원으로 출동했다.

은행 근처에 돈을 버렸다는 김 씨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30여분 동안 수색한 끝에 하수구에서 1억원과 6,000만원 어치 자기앞 수표를 각각 1장씩 발견했다.

김 씨는 평소 비장애인처럼 침착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은행 직원으로부터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찾을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은행에 문의한 결과 지폐를 태웠다고 처벌할 규정은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자신의 재산을 스스로 훼손했기 때문에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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