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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IT추격자' 중국, 우리는 무엇을 대비하는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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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중국은 잊고 미래 준비해야

중국 IT산업 성장세가 매섭다. 카피캣(copycat)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도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점유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프리미엄 영역에서도 기술력이 돋보인다.

최근 중국인 자오허우린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것은 일종의 신호탄이다. 기존 서구 중심의 ICT 산업 권력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은 인터넷 거버넌스를 둘러싸고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지난 3월 미국 상무부는 인터넷 주소 관리 권한을 다자간 협력이 가능한 일종의 오픈소스로 돌리기 위해 국제기구로 해당 권한을 이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서 갈등이 생겼다. 미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체제를 확대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해당 권한이 UN 산하의 ITU로 넘어가야 한다고 맞서는 중이다. 팽팽하다. 결론적으로 세계는,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저가 스마트폰?중국은 이미 스마트폰 강국이다. 세계 10위 안에 5개의 중국기업이 들어가 있다. 5위권엔 애플과 삼성을 제외한 3개가 중국 기업이다. 특히 샤오미의 약진이 돋보인다. 샤오미는 창사 4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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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샤오미


26일 중국 매체 테크노드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3분기까지 4,5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샤오미의 성장 토대는 중국 내수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샤오미가 지난 2분기 판매한 스마트폰 1510만대 중 1460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그렇다고 샤오미가 자국시장에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인도 진출을 계획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행보를 보여 경쟁사는 바짝 긴장했다. 더군다나 샤오미는 스마트홈 시장도 노리고 있다.

‘중국의 삼성전자’라고 불리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간과할 수 없다. 글로벌 50대 통신사업자 중 45개 사에 장비를 납품하는 이 회사는 2005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30% 이상을 웃돈다. 화웨이는 올 3분기에만 168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늘어난 것이다. 샤오미와 화웨이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만 생산하는 것을 넘어 최근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도 공략하고 나섰다. 애플과 삼성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엔 화웨이와 샤오미 뒤를 잇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26일 중국의 제조사 아모이는 6개의 코어를 장착한 5.5인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가격이 899위안으로, 우리 돈으로 약 15만 원에 불과하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조사가 프리미엄급 스펙의 스마트폰을 저가로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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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가 공개한 4.8mm 스마트폰(사진 제공=오포)


또 2008년부터 스마트폰을 만든 메이주는 샤오미처럼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한해에 제품 1~2개만 출시하는 정책을 펼치며 샤오미의 성공을 모방하려 한다. 오포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지난해 말 창업한 원플러스도 저가의 고성능 스마트폰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디스플레이ㆍTVㆍ반도체 분야에서도 강하다중국 디스플레이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형 LCD 매출액은 18억8820만 달러다. 전체 대형 LCD 시장 점유율의 10.2%를 차지하는 수치다. 중국의 중소형 패널시장 점유율은 올해 30%를 돌파했으며 대형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2년 1분기 8.2%에서 올해 3분기 13.9%로 올랐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발판으로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2년 4월 LCD 패널 수입관세를 인상하고 자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했다.

TV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 1위 TV 제조업체인 TCL은 올해 1430만대의 TV를 팔았다. 조만간 소니를 밀어내고 세계 3위에 오를 전망이다. 하이센스와 창홍도 올해 1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UHD TV 시장에서도 중국은 선전하고 있다. 중국 6개 업체가 UHD TV 글로벌 시장의 51%를 차지한다. 6개 TV업체의 UHD TV 패널 구매량은 시장 1위ㆍ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맞먹는다.

중국은 기술력에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만국박람회장에서 TCL은 세계 최대인 110인치 커브드 UHD TV를 공개했다. TCL은 세계 최초로 퀀텀닷TV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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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L이 발표한 퀀텀닷 TV(사진 제공=TCL)


퀀텀닷 TV는 빛을 내는 광원으로 형광등이 아닌 퀀텀닷을 사용하는 TV다. 퀀텀닷은 전류를 흘리면 빛을 내는 퀀텀을 넣은 소재로 LCD 기반 TV에 쓰인다. 기존 UHD TV보다 색재현율이 뛰어나 차세대 TV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업체는 시장상황을 살피고 퀀텀닷 TV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은 글로벌 UHD TV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차세대 뉴미디어 플랫폼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이 강세다. 아직 삼성전자가 이 분야 최고이긴 하지만 모바일AP나 시스템IC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앞선다. 중국 모바일AP 팹리스 업체인 스프래드트럼(Spreadtrum)은 화웨이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 매출액 2억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3년 만에 무려 700배나 성장한 것이다.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중국은 세계 20위권에 4개 업체를 올렸다. 세계 5위 업체인 SMIC의 매출액은 2011년 13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세를 나타내며 지난해 19억36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계속)

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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