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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애플, 팀 쿡 CEO 동성애 커밍아웃…中·러 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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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팀 쿡 애플 CEO/사진=머니투데이DB


"동성애자로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됐고 시련은 내게 '코뿔소 가죽'처럼 튼튼한 마음을 가지게 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미국 애플을 이끄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고독한 소수자들에 힘을 주기위해'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커밍아웃이 애플의 실적에 미칠 영향이 도마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애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4% 하락한 106.9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쿡 CEO는 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에서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분명하게 밝힌다”면서 “내 성적 성향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처럼 성적 정체성 문제로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커밍아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고 공개하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며 고독감을 느끼는 이들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쿡 CEO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성애 커밍아웃 CEO가 됐다. 이번 기고문 발표 이전에도 그가 동성애자라는 소문은 끊임없이 돌았지만 그가 스스로 이를 만인에 드러낸 적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우선 이날 하락은 쿡 CEO의 커밍아웃에 따른 약한 파문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 허핑턴포스트는 월가는 기나긴 세월 동안 동성애 혐오에 빠져 있었만 쿡 CEO가 게이인 것이 그의 사업에 악영향을 줄 요인이라 판단될 때에야 큰 폭의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장 초반 지적했다.

그러나 애플 매출의 약 60%가 미국 외부에서 발생하는 만큼 향후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가 애플 실적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미 경제전문 채널 CNBC는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동성애 혐오가 강한 국가들을 거론하며 커밍아웃이 사업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극단적인 사례는 이란이 될 수 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미국 정부 등의 대(對)이란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란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란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 한해서는 사형이라는 극형을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CEO의 상품을 이란이 사들일 것인지가 미지수다.

비록 개별 국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중동 국가들이 동성애에 관용적이지 않다는 점도 애플이 안고 가야할 골칫거리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역시 잠재적 문제가 된다. 러시아 정부는 이른바 성적 소수자(LGBT)의 선전운동에 불관용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성애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근거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 중국은 지난 1997년에서야 동성애를 이유로 한 법적 처벌을 중지했으며 지난 2001년에서야 정신 질환 목록에서 이를 제외시켰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개선 속도는 더딘 편이다. 시민 권리단체는 여전히 중국 정부가 동성애에 큰 관용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쿡 CEO가 용기있고 긍정적인 한 걸음을 내딛었다는 데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겠지만 일부 해외 사업 전망에 있어서는 의혹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고 CNBC는 덧붙였다.

김지훈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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