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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미, 금융위기 이후 달러 찍어 경기부양 3800조원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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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정책 6년

돈의 가격인 금리 정책이 통하지 않자 대안으로 등장한 정책이 바로 양적완화(QE)다. 리하르트 베르너 영국 사우샘프턴대 교수가 양적완화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설계했다. 베르너 교수가 1994년 일본에서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는 걸 보고 제시한 양적완화는 7년 동안 사악한 또는 이단의 정책으로 무시되다가 2001년 일본 중앙은행에 의해 채택됐다. 그리고 다시 7년이 흐른 뒤인 2008년 미국이 받아들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첫 번째 양적완화(QE1)를 시작한 2008년 11월 말 기준금리는 1.5%였다. 당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였다. 하지만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낳은 금융시장 불안은 좀체 가라앉지 않았다. 실물경제 침체는 더욱 깊어졌다. 돈값(금리)을 움직이는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실패였다. 이때 Fed가 한 일이 바로 인쇄기를 돌려 찍어낸 달러로 시장에 뛰어들어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는 결단이었다. 미국의 첫 양적완화는 6000억 달러(약 630조원)였다.

Fed는 다급한 현실을 앞에 두고 교과서적인 통화정책 교리에 집착하지 않았다. 2차(2010년 11월)와 3차(2012년 9월)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세 차례 양적완화 규모는 3조6000억 달러(약 3800조원)이다. Fed는 29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중단을 선언했다. 베르너 교수가 “주요 중앙은행 양적완화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달러 찍어내기가 일단 끝났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상당 기간 흐른 뒤 기준금리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때까지는 테스트 기간이다. 산소 호흡기(QE)를 뗀 미국 경제가 제대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할지를 살펴보는 기간이란 얘기다. 이때 유럽과 중국 등의 경제 흐름도 중요한 변수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했지만 대서양 건너편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선 양적완화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태평양 지역에선 일본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선언하진 않았지만 중국도 사실상 양적완화 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양적완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강남규 기자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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