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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정의 밀고 이대호 치고 … 일본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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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한신 1대0 꺾고 4승1패

손 구단주, 전폭적인 지원 결실

이대호, 프로 첫 가을야구 정상

오승환 등판했지만 맞대결 불발

‘빅보이’ 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드디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7전4승제·JS)에서 한신을 꺾고 우승했다.

소프트뱅크는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 오쿠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JS 5차전에 1-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해 2011년 이후 3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전날 오른 손목을 다친 이대호는 붕대를 감고 4번타자로 나서는 투혼을 발휘하며 4타수 2안타를 쳤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선발 세쓰 타다시에 이어 모리 유이토-이가라시 료타를 차례로 투입해 한신 타선을 봉쇄했다. 한신은 센트럴리그 다승왕인 랜디 메신저를 내세워 소프트뱅크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 메신저의 초구를 때려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6회 1사 1루에서도 좌전안타를 날렸다.

승부는 8회 말 갈라졌다. 소프트뱅크는 야나기타 유키와 우치가와 세이치의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이대호가 아쉽게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마쓰다 노부히로가 중전안타를 쳐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소프트뱅크는 9회 등판한 마무리 데니스 사파테가 볼넷 3개를 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니시오카 쓰요시의 1루 땅볼 때 주자의 수비방해가 나오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호크스는 구단주인 한국계 일본인 기업가 손정의(57) 소프트뱅크 회장의 꿈을 담은 구단이다. 일본 프로야구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던 2004년 10월, 손 회장은 다이에 호크스를 인수해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다. 시장이 어려울 때 오히려 “요미우리를 능가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소프트뱅크는 IT 기업답게 빠른 의사결정과 공격적인 전략으로 일본 프로야구의 주류로 떠올랐다. 공격적인 선수 스카우트와 마케팅으로 성적과 인기를 동시에 높였다. 소프트뱅크는 2010·2011·2014년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관중수입은 수년째 퍼시픽리그 1위, 요미우리와 한신에 이어 전체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젠 퍼시픽리그의 맹주가 됐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2008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자 손 회장은 “전력을 강화하라. 돈을 충분히 줄 테니 열 배의 수익을 올려라”며 강하게 지시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3년 최대 14억5000만엔(약 140억원)에 영입하는 등 총액 30억엔(약 290억원)을 쏟아부었고, 리그 우승과 JS 정상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은 이대호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한국 롯데(2001~2011년)와 일본 오릭스(2012~2013년)에서 뛰는 동안 수많은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44경기를 뛰며 타율 0.300·19홈런·68타점으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JS에서도 18타수 6안타(0.333) 1홈런 4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는 이승엽(2005년 지바롯데, 2009년 요미우리), 이병규(2007년 주니치), 김태균(2010년 지바롯데)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JS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한편 한신 마무리 오승환은 8회말 2사 1·3루에서 메신저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나카무라 아키라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팀이 9회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하면서 더 이상 등판하지 못했다. 이대호와의 한국인 최초 JS 투타 대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효경 기자

김효경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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