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천주교 주교들 "지금까지 깨어있지 못해 부끄럽게 생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담화문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 지적 받아들여

"가난한 모든 이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겠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깨어있지 못하였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한국 천주교회의 고위 성직자인 주교들이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 반성문을 썼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30일 제주시 한림읍 엠마오연수원에서 가을 정기총회를 마치고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 따르면 우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중 “한국 천주교회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기를 촉구했다”고 명시했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산층의 공동체가 되고 번영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 커다란 교회가 되었으며 가난한 이들을 쫓아내지는 않아도 가난한 이들이 감히 교회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또 제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없게 하는 그런 방식으로 살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주교들은 이러한 교황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깨어있지 못하였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주교들은 교회 쇄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물질주의, 경제제일주의에 짓눌려 어깨를 펴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한 모든 이들에게 우리는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그들과 연대할 것을 다짐”한 것이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연대에도 보다 힘을 기울일 것을 천명했다. “세월호 사태 이후 반년이 경과했음에도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참사를 낳게 한 구조적 비리와 사회적 죄악에 아무런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유가족들만 여전히 한 맺힌 눈물과 탄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우리는 이들과 함께 하고 연대할 것이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나아가 주교들은 먼저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치한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통장에 기금을 마련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펀 주교회의는 이번 추계 정기총회에서 새 의장으로 김희중 광주대교구장을 강우일 의장 후임으로 선출했다. 이 외에 한국 천주교 예비신자 교리서 개정판을 승인했으며 ‘교황 방한 이후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의 발표를 들은 후 이에 대한 논의 등을 했다.

주교회의는 한국 천주교 내 가장 상위의 상설기구로 천주교 신자들은 주교회의에서 발표된 사항에 대해 따라야할 의무가 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