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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국의 구글맵이 아닙니다. 모두의 브이월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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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12월 국토교통부는 대한민국의 모든 지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정보산업 포털 '브이월드(http://www.vworld.kr/po_main.do)'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간의 반응은 냉랭했다. 구글, 네이버, 다음 등 민간 포털 사업자가 지도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는데 괜히 정부가 나서 민간의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브이월드 자체적으로도 문제점이 많았다. 구글 어스처럼 도시의 지형을 3차원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유용했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웹 브라우저에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했다. 크롬, 파이어폭스 등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웹 브라우저에선 이용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많은 민간 홈페이지와 스타트업은 여전히 구글과 네이버 등이 제공하는 지리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정녕 브이월드는 세금 낭비에 불과한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렇지 않다. 정부가 왜 직접 나서서 공간정보를 구축하는지, 정부가 공간정보를 구축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브이월드는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해 나갈지 등을 브이월드 개발을 총괄하는 공간정보산업진흥원 이창훈 팀장을 만나 물어봤다.

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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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지도라고 부르지 않고 반드시 공간정보라고 부르고 있다. 공간정보는 지도와 무엇이 다른 것인가?

- 마차가 자동차로 발전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공간정보는 지도의 명백한 상위버전이다. 우리가 지도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지리 정보(GIS)에 불과하다. 지도에선 알 수 없는 정보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시설물의 형태, 기후, 주변 환경 등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루는 정보의 범위가 확장됐다.

공간정보는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직관성이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글로 설명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읽어보면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조심해야겠다는 느낌이 잘 오질 않는다. 공간정보는 다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표시해 누구나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왜 국가가 나서서 공간정보를 제공하는 것인가. 민간 사업자가 제공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 민간 사업자가 먼저 지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유가 뭘까? 국가에서 공간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대형 포털 및 지도공급사가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런데 사실 지도 자체는 그렇게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 것에 불과하다. 사용자가 요구하니까 어쩔 수 없이 자체 구축하고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도 지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지만, 여기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영상 제공 같은 경우 점점 그 갱신 간격이 길어지고 있다. 지도야 지도사업자와 계약을 해서 빠르게 갱신하고 있지만...

지형이 바뀌는 것은 사실 국가가 다 알고 있다. 나라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지형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가 정보를 다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개하려는 의지가 없었던 것이 과거의 문제였다. '정보를 제공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것 아냐'라는 보신주의가 팽배해 공간정보를 잘 제공하려 하지 않았다.

공간정보 사업을 민간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직접 구축한다고 가정해보자. 공간정보 사업의 밑바탕인 지도를 구축하는데 전체 사업 비용의 90%가 드는 것이 현실이다. 남은 10%로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다행히도 이번 정부에 들어와 정부 3.0을 추진하며 국가가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공간정보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한다면 민간사업자가 직접 지도를 만들어서 쓸 이유가 없다. 제공하는 정보를 그냥 가져다 쓰면 된다. 민간 사업자는 이처럼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가져가 그것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 기초는 국가에서, 더 가치있는 서비스는 민간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은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가?

- 이름에 역할이 다 적혀있다. 공간정보 산업 발전이 목표다. 일단 공간정보 오픈 플랫폼 브이월드를 구축했다. 브이월드는 단순히 위치만 파악할 수 있는 지도에서 벗어나 지형과 건물의 구조까지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입체 공간정보다. 구글 어스를 생각하면 된다. 2011년 사업을 개시한 이후 현재 서울시를 포함한 6대 광역시와 12개 지방자치단체의 입체 공간정보를 완성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대한민국 전 국토의 입체 공간정보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제 반 정도 완성한 듯하다.

전국의 입체 공간정보를 완성하려면 매우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단 인구 밀집 지역 위주로 구축하고 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기존에는 항공사진을 촬영한 후 3차원화를 진행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예산 감축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현재 100%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적으로 공간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그들과 손잡고 겹치는 부분을 최대한 줄여나갈 것이다.

브이월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 브이월드 API를 적용한 사례는 현재 60개 정도 존재한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서 브이월드를 활용해 매물 주변의 공간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무료인 만큼 여러 민간 사업자가 가져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해냈으면 좋겠다.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활용방안을 연구 중이다. 대표적인게 가상현실 플랫폼인 오큘러스 리프트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활용해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브이월드가 구글 어스보다 우월한 점은 무엇인가?

- 모든 게 무료로 공개돼 있다는 것이다. 구글 어스나 애플 맵의 입체 공간정보 API는 무료로 이용하려면 제약이 많다.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 간다는 뜻이다. 비용문제로 고민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대안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해상도도 5배 더 뛰어나다. 100m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3차원 공간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고해상도 텍스처로 교체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플러그인을 설치해야만 정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선할 계획은 있는가?

- 현재는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HTML5 전환을 연구 중이다. 다만 이 부분은 속도 및 성능에 관한 문제가 존재한다. HTML5를 활용해 입체 공간정보를 구현하려면 웹GL을 지원하는 웹 브라우저가 필요하다. 고속 3차원 렌더링을 진행하는데 웹GL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11과 최신 크롬 사용자 외에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구형 인터넷 익스플로러,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모든 웹 브라우저를 지원하기 위해 웹GL과 플러그인 설치 방식을 병행할 계획이다. 구형 웹 브라우저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감안해야 한다.

모바일에서 접근하면 2D 지도 데이터만 보인다. 3차원 공간정보를 보고 싶다면 브이월드 모바일 앱을 설치하면 된다.

브이월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브이월드는 목표는 모든 공간정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허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단 교통 상황, 기후, 지리 변화 등 국가에서 나오는 실시간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 다음 공시지가 등 사용자가 흥미를 가질만한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브이월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은 사라지고, 그 대신 브이월드 API를 적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조한 민간 서비스만 남게 될 것이다.

브이월드 API를 적용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 개인, 사업자, 스타트업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브이월드 홈페이지(http://map.vworld.kr/map/maps.do)에서 오픈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궁금한게 생기면 공간정보진흥원(1661-0115)으로 연락하면 된다. 브이월드 오픈 API의 활용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주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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