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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수입차 시험무대 된 한국시장…새로운 시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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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드라이빙센터·메르세데스 미·커넥트 투 등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의 한 수입차 대리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신장세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한국 시장이 수입차 업체의 시험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고객과의 소통을 표방하며 국내 시장에서 세계 최초,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새로운 공간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수입차업계 1, 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다.

BMW는 지난 8월 인천 영종도에 브랜드 홍보와 주행 체험을 겸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BMW 드라이빙센터 문을 열고 이런 흐름의 신호탄을 쐈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BMW가 독일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세운 드라이빙센터이자 가족 단위로 전시·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브랜드·드라이빙 복합문화공간으로는 세계 최초다. 이곳은 개장 1개월여 만에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모으며 고객 소통 공간으로 안착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젊은층이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세로수길에 젊은층을 겨냥한 자사의 소형차 체험 공간 '메르세데스 미(Mercedes me)'를 오픈했다. 엿새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누구나 부담없이 들러 벤츠 A-클래스부터 GLA-클래스에 이르기까지 벤츠의 콤팩트카를 둘러보고 직접 시승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새로운 글로벌 서비스 브랜드 '메르세데스 미'를 발표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6월 독일 함부르크에 상설 브랜드 체험관 '메르세데스 미'의 문을 연 데 이어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대형 세단 위주의 업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수입차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허물기 위해 고객층이 밀집한 신사동 세로수길에 젊은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는 체험 공간을 열기로 결정했다.

독일 업체에 뒤질세라 일본 업체인 도요타도 지난 2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엔터테인먼트동 1층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동차, 자동차와 사회를 연결하는 것을 기치로 내건 신개념의 복합 브랜드 체험관 '커넥트 투(CONNECT TO)'의 문을 열었다.

도요타가 시판하는 차량을 전시하거나, 고객에게 시승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이 묻어나는 공간에서 좋은 재료로 만든 차와 디저트를 즐기고, 미래지향적인 콘셉트카를 감상하며 누구나 와서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으로 꾸며졌다.

도요타가 차량 전시 공간이 아닌 소통과 만남을 주제로 한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을 선보이는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한국토요타측은 이곳을 발판으로 아직 독일 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회사와 차량을 직접 홍보하는 대신에 세련된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이를 구매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이처럼 수입차 업체가 한국 시장에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 체험 공간을 앞다퉈 개장하는 것은 과거 70%를 가뿐히 상회하던 현대·기아자동차[000270]의 내수 점유율이 최근 들어 깨질 조짐을 보이자 더 공격적이고, 더 감성적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파고들어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시장이 워낙 역동적이라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유럽의 경우 노후에 연금을 비교적 넉넉히 받기 때문에 값비싼 차의 구매자들이 주로 노년층인데 비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30대가 견인하는 보기 드문 시장"이라며 "마케팅 등에 대한 반응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빨라 수입차 업체들로서는 시험 무대로 삼기 좋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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