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조나단 아이브 "정보를 보기에 가장 좋은 위치는 '손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디어잇 이상훈] 애플의 디자인 총괄 수석 부사장인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배너티 페어(Vanity Fair)의 ‘The New Establishment Summit 2014’에 등장해 그레이 돈 카터 베니티 페어 에디터와 대담을 가졌다.

조나단 아이브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그는 이 인터뷰를 통해 애플 디자인 팀의 디자인 원칙과 디자인 과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예를 들면, 애플의 핵심 디자이너의 수는 겨우 16명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디자인을 담당하는) 코어 팀은 실제로 매우 적다. 16, 17명 정도다.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커졌지만 작은 팀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잇

▲ 조나단 아이브 애플 수석 디자이너 겸 부사장(사진=배너티 페어 인터뷰 화면 캡처)

그는 또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묻는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면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한 것”이라고 말하고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뛰어난 디자인 팀을 15년, 20년씩 맡은 것은 매우 큰 행운이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하루 일정이 대개 7시 30분쯤 시작된다면서 “뛰어난 디자인 팀의 일원으로서의 장점 중 하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데 여유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 3~4회가량 애플 스토어에서 보는 것과 같은 테이블에 디자이너들이 모여 서서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 사용한 애플 제품은 예술학교에 있던 올인원 PC ‘맥(Mac)’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맥을 경험한 느낌을 “쇼킹한 사건이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것을 함께 하려 한 사람들의 감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디자이너가 되고 싶어했던 이유에 대해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를 디자인할 때 봉사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매우 숭고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그가 어렸을 때 감탄한 디자인 제품은 독일 브라운 사의 후드 믹서라고 답했다.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용하던 그 제품은 디자인이 무척 아름다워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애플에 입사하게 된 계기도 재밌다. 젊은 시절, 그는 런던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었고, 애플은 디자이너를 구하기 위해 큰 규모의 월드 투어를 했다. 그 시기에 애플과 조나단 아이브는 만남을 갖게 됐다. 당시 조나단 아이브는 애플의 ‘파워북’과 관련된 일과 욕실을 설계하는 영국 회사의 일 2가지를 맡고 있었다. 2가지 모두 좋아했지만 조나단은 애플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다.

▲ 조나단 아이브 애플 디자인 총괄 수석 부사장 인터뷰 영상





조나단은 과거 아이폰 6 출시 전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갖춘 아이폰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던 경험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화면이 큰 건 좋지만 다른 경쟁 제품처럼 너무 못생긴 제품이 되는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커짐으로써 질적으로 떨어지는 제품처럼 보일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대화면 아이폰 프로젝트가 취소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면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자 디스플레이를 키우는 동시에 편안하게 쓸 수 있고 커 보이지 않도록 모서리를 둥글게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애플 워치의 형태에 대해서는 “시계에 대해서는 계속 관심이 있었다. 먼저 시계주머니가 발명되기 이전까지 시계는 목에 걸려 있었다”며 “기능성과 유용성 때문에 시계의 위치는 손목으로 옮겨가 정착됐다. 100년 이상 손목에 시계가 감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손목은) 정보를 한눈에 보기에 정말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중국의 샤오미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는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은 절도라 생각한다”면서 “애플의 디자이너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많은 희생을 지불한다. 그런데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카피된다면 그것은 모욕적이다. 절도이며 나태함이다”고 답했다.

그는 또 기능과 디자인의 균형을 어떻게 취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아름다운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제품은 추악한 것이다. 아름다운 디자인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에 있다”고 답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