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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막히게 짠 33R, 잔인하게 재밌는 여섯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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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상하위 스플릿으로 구분되기 전 마지막 라운드가 26일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열린다. 1-2위 간 맞대결부터 상위 그룹행 막차가 결정되는 경기, 그리고 강등의 철퇴를 피하려는 하위권 팀들의 사활을 건 승부까지, 여섯 경기장의 여섯 스토리가 모두 흥미진진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역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수원의 ‘예비 결승전’이다. 1위 전북은 승점 65점이고 2위 수원은 58점이다. 승점 7점차에서 맞붙는 이들의 대결은 올 시즌 우승 레이스가 안개 속으로 빠지느냐 시시해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10점으로 벌어지면 거의 굳히기다. 반면 4점차가 되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공히 상승세다. 전북은 최근 4연승을 비롯해 9경기에서 6승3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홈에서는 4승1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수원 역시 대나무가 쪼개지는 기세다. 최근 11경기 동안(6승5무) 지지 않았다. 전북보다 낫다. 원정에서도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다.

뉴스1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여섯 경기가 26일 일제히 열린다. 1위 전북과 2위 수원의 대결부터 상위 그룹 막차를 탈 주인공을 결정하는 경기까지, 제대로 판이 짜였다. © News1 DB


1위 전북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 흥미를 더한다. 전북은 지난 22일 FA컵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치르고도 석패, 몸도 마음도 괴로운 상황이다. 올 시즌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제대로 된 충돌이다.

탄천 종합운동장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은 동시에 결과를 살펴야한다. 두 경기장에서 상위 그룹행 막차를 타는 주인공이 가려진다. 6위 울산은 성남 원정을 떠나고 7위 전남은 인천을 방문한다.

두 팀은 현재 44점으로 승점이 같다. 골득실에서 +4인 울산이 -5인 전남에 앞서고 있다. 결국 마지막 경기의 결과가 같게만 나오면 울산이 ‘윗물’로 올라간다. 울산이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건이 썩 좋지는 않다.

울산은 최근 성남과의 4차례 맞대결에서 1무3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게다 간판 수문장 김승규가 경고로 출전할 수 없다. 성남은 지난 22일 FA컵 준결승에서 전북을 잡아내면서 사기가 올랐다.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10위 성남으로서는 울산을 봐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러나 전남도 답답하다. 이상하게 인천만 만나면 꼬였다. 무려 20경기 동안 인천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14무6패. 무승부도 불안한 전남으로서는 악연을 끊어내야 한다.

나머지 3경기에서는 우승 다툼 이상으로 치열하게 펼쳐지는 ‘3위 싸움’과 ‘강등 싸움’의 장본인들이 정면충돌한다. 포항과 상주(포항 스틸야드), 경남과 제주(거제종합운동장), 서울과 부산(서울월드컵경기장)이 격돌한다.

포항, 제주, 서울은 현재 나란히 3~5위에 올라 있는 팀들이다. 3위 포항과 5위 서울의 승점은 단 3점차. ACL 진출권이 걸린 3위는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기필코 하위권 팀들과의 33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따내고 상위 스플릿으로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3점을 따려면 3경기를 해야 겨우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는 더 절실하다. 승점 32점의 9위 부산, 승점 29점의 11위 상주, 그리고 28점으로 최하위인 경남은 한시가 급하다. 상대가 토끼건 호랑이건 가릴 처지가 아니다. 물지 않으면 자신이 물린다.

제대로 판이 깔렸다. 각자 처지에 맞는 그룹으로 갈라지기 전에 펼쳐지는 여섯 경기장의 여섯 스토리. 당사자들에게는 잔인하도록 간절한 경기들이나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흥미로울 수 없다. 리그 일정은 한참 전에 정해지는 것이다. 누가 짰는지 몰라도, 33라운드는 기막히게 만들어졌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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