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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가드왕국 삼성의 몰락, 속 썩는 ‘컴퓨터 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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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서정환 기자] 컴퓨터 가드가 지휘를 맡았지만, 프로그램에 에러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24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울산 모비스에게 72-74로 패했다. 3연패를 당한 삼성은 1승 5패로 안양 KGC인삼공사와 함께 최하위로 떨어졌다.

키스 클랜턴이 발가락 골절로 빠진 가운데 삼성은 나름 잘 싸웠다. 특히 2순위 신인 김준일은 적극적으로 공수에 가담하며 16점, 7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4억 원으로 팀내 최고연봉을 받는 이동준은 4분 45초 출전에 그쳤다. 무득점에 2개의 리바운드가 전부로 이동준은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더욱 답답한 것은 가드진이다. 삼성은 2점 차로 뒤진 종료 7초를 남기고 이정석이 공격에 나섰다. 당연히 이정석이 공격을 주도해 직접 슈팅을 하든가 동료에게 빠르게 패스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우왕좌왕하던 이정석은 불과 1.4초를 남기고 문태영에게 막혀있던 리오 라이온스에게 패스했다. 갑자기 공을 잡아 당황한 라이온스는 엉거주춤 돌면서 공을 던져봤지만 림에도 닿지 않았다.

삼성은 제대로 슛도 던져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졌다. 이정석을 직접 선발했고, 지난 시즌까지 삼성 지휘봉을 맡았던 김동광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정석 선수 참 답답하네요”라고 지적했다. 이정석은 고개를 숙였고, 이상민 감독은 하늘을 쳐다봤다.

이상민 감독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불과 4년 전, 삼성은 ‘가드왕국’으로 통했다. 이상민은 물론 강혁, 이정석, 이시준 등이 건재했다. 이상민이 은퇴하고 코치로 물러났지만, 베테랑 김승현이 가세해 명맥을 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 가드진은 매우 실망스럽다. 베테랑 이정석은 결정적인 고비 마다 실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시준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속공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점슛은 30.3%로 믿을만한 수준은 아니다. 2년차가 된 박재현은 속공상황에서 공을 미루는 등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다. 3점슛 성공률도 15.4%로 매우 저조하다.

주장 이정석은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이정석은 경기당 2.3개(리그 9위)의 실책을 범하고 있다. 실책순위 리그 10위 안에 삼성 선수가 3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3.2개의 리오 라이온스가 리그 1위, 3.0개의 키스 클랜턴이 3위다. 주전가드와 주득점원 외국선수가 이렇게 불안한데 팀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가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어시스트 대 실책의 비율(Assist & Turn over Ratio)을 들 수 있다. 보통 3.0이 넘어야 안정적인 가드로 평가한다. 평균 3.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이정석의 경우 ATR이 1.57로 낙제점 수준이다.

같은 2004년 프로데뷔한 양동근의 경우 평균 4.4어시스트를 하면서 실책은 1.71개로 더 안정적이다. 유재학 감독이 모비스는 물론 아시안게임 결승전과 같은 큰 경기 마지막 순간에 양동근을 찾는 이유다.

아직 삼성이 실망하기는 이르다. 모비스전에서 리오 라이온스가 32점, 17리바운드로 한국무대서 가장 좋은 활약을 했다. 신인 김준일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가드진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삼성은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현역시절 ‘컴퓨터 가드’로 명성을 날린 이상민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정석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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