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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런 데서 기름 넣어봤니..이색 주유소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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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보다 넓은 주유소..한달치 물량 하루에 소화

건물 1층에 초미니 매장.."수익 안나도 상징성 커"

복합화 트렌드 대표하는 양평주유소.."수익 10배"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길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기름 가게’ 주유소는 그 흔한 정도만큼이나 생김새도 서로 비슷하다. 어느 정유사의 기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간판만 다를 뿐 대체로 비슷한 규모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생전 처음 방문하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더라도 우리가 전혀 당황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전국 1만2000여 개에 달하는 주유소가 모두 같을 리는 없다. 유독 겉모습이 남다른 이색 주유소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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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유소 한달치 물량, 저희는 하루에 팝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에 있는 오일캠프주유소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면적이 약 9900㎡(약 3000평)다. 일반적인 주유소가 300~400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배 수준이다. 국제 규격의 일반 축구장 면적(약 2000평)과 비교해도 1.5배 넓다.

주유기 48대가 설치돼 있다. 1대의 주유기에 휘발유 2개, 경유 2개 등 총 4개의 노즐이 있어 총 노즐 수는 192개, 동시에 주유 가능한 차량 대수는 96대다.

지난 7월 오일캠프 주유소의 운영권을 인수한 LIG그룹 계열사 휴세코의 봉하성 대리는 “하루 평균 주유 차량만 4500대에 달한다”며 “보통 일반 주유소에서 한 달 동안 판매되는 물량이 여기서는 하루 만에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차시설도 3대나 구비한 데다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며 “GS칼텍스 폴을 달고 있지만 보너스 포인트를 적립하지 않는 대신 가격을 최대한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 기준 오일캠프 주유소의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휘발유 ℓ당 1658원, 경유 1458원으로 인천 중구 소재 주유소 중 가장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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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캠프주유소의 50분의 1 크기의 초미니 주유소도 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한국일보 사옥 터를 재개발하면서 세워진 트윈트리타워 1층에 GS칼텍스 직영 경복궁주유소(면적 204㎡·약 62평)가 그 주인공이다.

같은 GS칼텍스 주유소 중 서울 신림동 난곡주유소(198㎡)가 단순 면적으로는 더 작지만 건물 1층에 숨어 있는 경복궁주유소는 건물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큰 기둥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실제 체감 면적은 더 작다는 게 GS칼텍스 설명이다.

이재열 GS칼텍스 부장은 “공간이 워낙 좁다 보니 주유기는 모두 천장에 설치했다”며 “수익적인 면에서는 크게 보탬이 안되지만 청와대에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라는 상징성 등이 경복궁주유소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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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바꾸니 판매량 2배, 수익 10배”

형태면에서도 주유소의 모습은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국내에 도입된 복합주유소의 초창기 모습은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과 부지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주유소 판매 마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주유소들은 보다 더 적극적인 형태의 복합 주유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SK에너지(096770)는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양평주유소를 국내 최대의 멀티브랜드 고층 복합 주유소로 만들었다. 기존 주유소를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리모델링하면서 1층에 주유소와 맥도날드, 2층 의류매장, 피자가게, 3~5층 일반 사무실을 배치했다.

SK에너지는 양평주유소의 기름 판매량이 리모델링 이후 100% 증가했다며 임대수익도 월 1억 원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복합화 이전 기름 판매 수익이 월 1000만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 규모가 10배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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