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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승기]합리적인 프리미엄, 5세대 알티마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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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15년형 닛산 알티마. /사진=한국닛산


국내 세단 시장의 주류는 3000만원대 가격의 준대형차다. 2000만원대 현대자동차 LF쏘나타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한 급 위인 그랜저가 올해 경차 '모닝'에 이어 국내 시장 판매 2위에 올랐다. 이에 르노삼성이 지난달 'SM7 노바'를 출시하면서 그랜저의 독주에 제동을 건 가운데, 기아자동차 K7과 한국GM 알페온이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가열됐다.

3000만원대 세단 시장 경쟁에 수입차도 가세했다. 혼다가 최근 안전사양과 내부 인테리어를 개선한 2015년 어코드를 발표했다. 토요타는 다음달 신형 캠리를 출시한다.

닛산 알티마 역시 2015년형 제5세대 모델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알티마는 1992년 처음 나온 뒤 20년 넘게 전세계에서 '패밀리차'로 사랑받아왔다. 4세대까지가 대중적인 차였다면, 5세대부터는 유체 공학적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 첨단기능을 채택하며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2015년형 알티마의 가격은 2.5 모델이 3350만원, 3.5 모델이 3820만원이다.

지난 주말 한국닛산으로부터 2015년형 알티마 3.5 모델을 건네받아 서울의 강북과 경기 포천시 광릉 일대를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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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형 닛산 알티마. /사진=한국닛산


외관은 날렵하고 강한 인상을 준다. 4세대 모델에 비해 40% 더 커진 프론트 그릴과, 얇아진 후미등, 닛산의 스포츠카 370Z의 디자인을 계승한 부메랑 모양의 전조등 때문이다. 급경사 없이 자연스러운 보닛·측면의 곡선은 비행하는 새의 머리와 목, 그리고 힘찬 날갯죽지 부위를 연상시킨다. 공기역학적 특성을 고려한 설계덕분에 5세대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최대 5% 낮아진 0.29Cd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가죽과 무늬목으로 꾸민 내부는 프리미엄 세단과 겨뤄도 기죽지 않을 만큼 고급스럽다. 소재는 호화롭지만 기능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수동 변속이 가능한 패들시프트를 둔 대신 기어봉에는 수동 전환 기능을 없앴다. 컵홀더는 뚜껑 없이 2개의 구멍으로만 돼 있는 게 인상적이다.

전면부 중앙에 자리잡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공조, 전기장치 조작 버튼을 깔끔하게 배치해 시선 분산을 막았다. 스티어링휠 너머 보이는 계기판에는 4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하나 더 있다. 전면유리의 헤드업디스플레이 못지않은 실용성을 확보했다. 특히 연비와 주행거리, 주행시간, 평균 속력 등 4가지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어 자주 조작을 해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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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형 닛산 알티마. /사진=한국닛산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은 채 시동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의 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주의를 기울여야 차의 미동이 느낄 수 있다. 전기차의 시동을 걸 때와 비슷하다. 독일차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디젤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숙성이다.

주행 시에도 마찬가지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자 무단변속기(CVT)를 장착한 차량 특유의 '쌔앵∼' 하는 소리와 함께 변속충격 없이 속력이 붙었다. 어느 순간 내비게이션에서는 제한속도 초과 경고음이 들려왔다. 고속에서도 9개 스피커로 이뤄진 보스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의 세련된 음향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소음이 적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변경하려 하자 경고음과 함께 사이드미러 안쪽의 등에 불이 들어온다. 차의 느낌은 고급 차의 스포츠모드에서처럼 단단하다. 알티마의 서스펜션은 스포츠 세단에 주로 사용되는 'ZF SACHS'사에서 설계한 새로운 쇽 업소버(shock absorber)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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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형 닛산 알티마. /사진=한국닛산


단풍철을 맞은 주말 교외의 국도에는 차량이 어지간히 많다.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고 다시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지만 피로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저중력 시트’를 덕분인 듯하다. 알티마의 시트는 근육과 척추의 부담을 완화하고 혈액 흐름을 개선시켜 장시간 운전으로 야기되는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서울의 집에 돌아왔을 때 주행거리는 100킬로미터 남짓. 연비는 리터당 8.8km를 가리켰다. 공인 복합연비 10.5km는 물론 도심연비 9.2km에도 못 미치지만, 시승 구간에 고속도로가 없었고, 차가 막히는 구간이 많았음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양영권기자 indep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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